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를 계기로 마련된 경북형 재난대응시스템이 올해 제대로 작동하는 모양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경북 상주시 모서면에 누적 강우량이 689㎜를 기록하는 등 많은 비가 내렸다. 경북 북부권의 경우 24개 읍면동에 누적 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작년보다는 적지만 평년의 경우 같은 기간 누적 강수량이 300㎜ 안팎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경북도는 작년 예천군 수해 등을 계기로 신설한 위기관리대응센터와 안전행정실이 제 역할을 하면서 올해 강수 피해가 큰 폭으로 줄었다고 자평했다. 도에 따르면 위기관리대응센터는 사전예보 기능 강화를 위해, 안전행정실은 재난 대응과 주민 대피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경북형 대책으로 새롭게 추진된 '마~어서대피'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주민순찰대와 소방·경찰을 연계한 주민대피협의체를 구성하고 12시간 사전예보제와 1마을 1대피소를 꾸리는 내용의 해당 프로젝트 이름은 '마을순찰대' '어둡기 전' '서둘러' '대피소로' '피하세요'의 앞글자를 따 지었다.
마을 밀착형 인명 구호 대비로 곳곳에서 인명 피해를 막은 사례가 쏟아졌다. 경북도는 집중호우가 본격화된 이달 7일 이후에는 9차례에 걸쳐 4천469명의 주민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8일 새벽에는 영양군 입암면 금학리에서 유명욱 이장과 마을순찰대원들이 급류에 고립된 마을 어르신 16명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같은 날 안동시 임동면 대곡1리에서도 주민 15명이 주민대피협의체(소방, 경찰, 순찰대)에 의해 구조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집중호우 기간 전국 최초로 경북형 '마~어서대피' 시스템 가동을 통해 주민 스스로가 위험하면 대피하고, 대피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선진 도민 의식 대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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