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작된 폭염…대구시 '매머드급' 폭염 대책 가동

그늘막·살수차에 '양심양산' 대여까지
의료공백 불구 온열질환 대비 '긴장'

온열질환 예방 안내 포스터. 대구시·질병관리청 제공.
온열질환 예방 안내 포스터. 대구시·질병관리청 제공.
대구시내 구청별 폭염대책. 매일신문
대구시내 구청별 폭염대책. 매일신문

"이번 주부터 '대프리카' 시작이네요"

이번 주 내내 낮 최고기온이 35℃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온열질환자 발생 또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구시와 각 구·군청은 폭염에 대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자칫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부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중에 있다. 이 체계는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21개소와 협력해, 응급실을 내원하는 온열질환자 발생 정보를 모아 관계 기관끼리 공유하고 폭염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다. 이날까지 이 시스템을 통해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2명으로 확인됐다.

김흥준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본격적인 폭염 전에도 몇 번 무더위가 있었지만 아직 온열질환자 수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은 편"이라며 "지난해 대구에서는 온열질환으로 59명이 피해를 입었고, 매년 폭염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온열질환자도 증가 추세인 만큼 시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대구시 각 구·군청이 세운 폭염 대책들을 살펴보면 무더위 쉼터만 대구 시내 620여 곳을 운영하고, 횡단보도나 길거리 등 670여 곳에 그늘막을 설치, 시민들이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 도로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힐 수 있도록 살수차 또한 상시 대기 상태로 운영 중이다.

동구, 서구, 수성구, 달서구 등은 독거노인과 같이 더위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부전화 등을 통해 이들의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는 대책도 내 놓았다. 남구, 중구, 서구 등은 각 동 행정복지센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양심양산'을 대여하는 대책도 운영 중이다.

또 대구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오는 9월 말까지 평일 오후 1시부터 동대구역광장, 도시철도 2·3호선 청라언덕역, 수성못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18곳에서 동시에 대구시 수돗물인 '청라수'를 하루 총 5천900병을 부채, 물티슈, 쿨토시 등 여름용품과 함께 나눠준다.

문제는 폭염에 온열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적기에 치료할 수 있는지 여부다. 특히 올해는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시민들은 더위에 쓰러졌을 때 응급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을 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동성로에서 만난 시민 권지혜(35) 씨는 "30대인 나도 더위가 괴로운데 땡볕에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정말 걱정된다"며 "요즘 병원들도 거의 멈추다시피 한 상황에서 쓰러졌을 때 어디로 가야 할 지 생각하면 막막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대개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열경련이나 열탈진 등의 경증·중등증 질환이고 이들 대부분은 현재 시가 연계하고 있는 21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으로 이송되기 때문에 현재는 큰 무리없이 대처 중"이라며 "응급의료기관과 협력해 온열질환자 발생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신속히 공유해 시민들의 건강 피해가 없도록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