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가 존폐 기로에 섰다. 지난 3년 동안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인지도 부족으로 소비자 외면이 이어진 탓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먹깨비는 2021년 9월 운영을 시작해 올해까지 투입된 예산이 모두 71억원(도비 26억2천만원, 시도비 44억8천만원)에 달한다. 예산 대부분은 홍보와 할인 쿠폰 등 프로모션 비용으로 쓰였다. 도내에서는 봉화군과 울릉군을 제외한 20개 시군에서 먹깨비를 이용할 수 있다.
수십억원 예산 투입에도 효과는 크지 않았다. 경북도에 따르면 먹깨비 운영을 시작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2년 8개월 동안 매출액은 784억6천500만원, 주문건수는 265만건에 그쳤다. 먹깨비에 등록된 가맹점 수가 1만2천181곳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가맹점 한 곳 당 먹깨비를 통해 벌어들인 금액은 평균 644만원에 불과했다. 월 평균으로는 가맹점 당 주문이 6.8건에 액수는 2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먹깨비는 도입 초기 민간 배달앱보다 저렴한 중개‧결제 수수료로 소상공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배달 플랫폼 점유율 1위인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의 중개 수수료는 6.8%인데 반해 먹깨비는 1.5%에 불과하다. 주문 금액 1만원을 기준으로 가게 업주는 배민에게 수수료로 680원을 지급하지만, 먹깨비는 100원만 지급하면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소상공인 반응과는 별개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점이 걸림돌이 됐다. 배민이 업계 점유율 70%에 육박한 데다 쿠팡이츠, 요기요 등 타 업체와의 경쟁에서 먹깨비가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먹깨비는 최근 배민의 수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행 수수료 1.5%를 고수하고 매주 할인 혜택 이벤트 등을 병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용자 반응은 시원찮다.
먹깨비 예산 일부를 부담하던 시군의 이탈 신호도 나온다. 포항시의 경우 올해 먹깨비 관련 홍보‧프로모션 비용으로 총 2억3천500만원(도비 7천50만원, 시비 1억6천450만원)이 편성됐지만 사업비를 예산에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당장 오는 9월에 열리는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업 철수가 불가피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먹깨비의 서비스 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당초 경북도가 운영사와 맺은 계약은 지난달 말까지였다. 현재 먹깨비는 경북도가 이용자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운영 계약을 6개월 연장하면서 가까스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먹깨비는 저렴한 수수료가 장점이지만 인지도가 낮은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계약 중단‧연장 등 여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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