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마트 기술+현장 중심 상세 매뉴얼'로 재난 피해 줄인다…'의성형 재난대응체계' 눈길

사물인터넷으로 재난 상황 실시간 감시…재난 시 대응 속도 높여
'주민이 지키는 우리 마을'…마을순찰대가 취약 지역 순찰·주민 사전 대피 지원
관리사각지대 놓인 소규모 공공시설도 집중 점검

의성군 통합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하천 수위를 감시하며 재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의성군 통합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하천 수위를 감시하며 재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지난 7~10일 의성군에는 231㎜의 폭우가 쏟아져 주택 2채가 침수되고 공공시설 287곳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인명 피해는 없었고 피해 규모도 16억원 규모에 그쳤다.

누적 강우량에 비해 피해 규모가 적었던 데에는 올 들어 구축한 '의성형 재난대응체계'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획일적인 기존의 재난대응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맞춤형 재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재난통합시스템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일상이 안전한 삶의 기반'…의성형 재난대응체계

의성군은 해마다 급증하는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올해 초부터 '일상이 안전한 삶의 기반 구축'을 목표로 '의성형 재난대응체계' 구축에 나섰다.

과거 데이터 및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재난유형을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등 2개 분야와 20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로 실질적 대응이 가능한 대응체계를 마련한 게 특징이다.

새 재난대응체계는 우선 '개별 임무'를 명확하게 규정했다. 대응반별로 역할을 분류한 기존 방식 대신 부서별, 팀별, 담당자별로 재난 발생 시 역할과 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포켓북도 제작했다.

마을별로 지형과 위치, 산사태 및 저수지 월류, 하천 범람 가능성까지 고려해 주민대피경로와 장소를 지정하고 대응 방법을 구체화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의성군 재난 시 주민 대피경로카드. 의성군 제공.
의성군 재난 시 주민 대피경로카드. 의성군 제공.

◆디지털 기술 활용한 재난관리플랫폼 구축

재난에 대처할 '골든타임'을 확보하고자 재난 대응 시스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재난관리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다.

분산돼있는 감시장비와 재난 정보를 한 곳으로 통합·관리하는 방식으로 하천 및 저수지 수위 등 시설물과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 감시하는 게 특징이다.

통합관제센터에서 이상신호가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즉각 경보를 알리고, 설정된 단계에 따라 재난정보와 재난행동요령 등을 신속하게 주민들에게 자동 전파한다.

이는 재난 현장을 확인한 유관부서 담당자가 일일이 상황 전파메시지를 작성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재난 상황에 제때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실시간 안전망을 강화하고자 140억원을 들여 산불감시 드론 및 ICT 플랫폼, 스마트도시 시스템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향후 홍수관리시스템과 홀몸노인 응급안전서비스, 지하차도 침수경보시스템 등도 확대 적용된다.

지역 내 저수지 가운데 저수량이 5만톤(t) 이상인 33곳과 인명피해우려 저수지 7곳 등 40곳에는 CCTV를 설치하고, 저수지 6곳에는 자동수위측정장치를 갖출 예정이다.

의성군은 지난달 주민들의 참여로 마을 내 안전 취약 요소를 점검하고 비상 상황 시 주민 대피 등을 돕는 마을순찰대를 출범했다. 의성군 제공.
의성군은 지난달 주민들의 참여로 마을 내 안전 취약 요소를 점검하고 비상 상황 시 주민 대피 등을 돕는 마을순찰대를 출범했다. 의성군 제공.

◆공동체의 힘으로 재난 피해 최소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안전 협력 체계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의성군은 지난 6월 이장, 자율방재단,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등으로 구성된 '읍·면 마을순찰대'를 구성했다.

마을순찰대는 마을 단위로 수시 및 정기 순찰을 통해 위험요인과 징후를 발견 및 전달하고, 재난발생 시 현장 및 교통통제와 주민 대피 지원 등을 맡고 있다. 내년에는 민간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권역별안전협의체도 출범할 계획이다.

생활 속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마을 내 위험요소와 안전정보를 담은 '우리 마을 안전지도 및 달력'도 제작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제작에 참여하는 이 지도에는 방재시설, 상습침수구역, CCTV 설치구역, 주민 대피장소 등 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수록된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형 재난안전종합대책과 첨단 시스템·주민의식을 총집결해 어떠한 재난에서도 군민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전국 최고수준의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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