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선출, 당정 및 당내 갈등 봉합 최우선 과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됐다. '한동훈 대세론'으로 출발했지만 후보들 간 격렬한 공방전(攻防戰)과 갖가지 논란이 이어지면서 선거가 혼전 양상을 보인다는 전망도 있었으나 과반인 62.8%를 득표,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 지었다. 승리했지만 한동훈 신임 대표는 당정(黨政) 관계 개선과 당내 갈등(葛藤) 봉합이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는 '분당대회(分黨大會)' '자폭대회(自爆大會)'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갈등이 심각했다. '배신 정치' 논란에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명품 백 사과 의향' 문자를 한 후보가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는 이른바 '읽씹' 공방이 펼쳐졌다. 또 한 후보가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을 했다'고 폭로(暴露)하면서 '위법 논란'과 함께 '당 대표 자격 논란'까지 나왔다.

이번 전당대회 당원 투표율이 48.51%를 기록, 지난해 3·8 전당대회 55.10%보다 6.59%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전당대회 과정의 '막장 싸움'에 대한 당원들의 실망감이 투영된 결과라고 본다. 이런 자멸(自滅) 싸움은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한동훈 후보가 패배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전격적으로 출마한 것이 큰 원인이다. 물론 한 후보의 명분 약한 출마를 이유로 전당대회를 '퇴행(退行)'으로 몰아간 타 후보들 책임도 크다. 그래서 7·23 전당대회는 모두가 패자(敗者)가 되고 말았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이다.

전당대회는 끝났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대표가 원외 인사라는 점에서 당의 모든 자원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증폭된 내부 분열을 정리하고, 당정 화합에 힘을 쏟으며, 분명한 대야 투쟁(對野鬪爭)으로 국민과 당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전당대회가 끝난 만큼 패한 후보들과 그 지지층도 보수·우파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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