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원외 인사인 한동훈 후보가 선출되면서 원내 사령탑인 추경호 원내대표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 의원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친한(친한동훈) 의원 사이에서 추 원내대표가 리더십을 보여야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등 산적한 난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추 원내대표가 당내 분열을 극복하고 친윤·친한 간 화합을 끌어내지 못할 경우 국민의힘이 극심한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과 같은 원내 사안에 대해서는 추 원내대표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의사가 다를 때는 원내대표 의사가 우선"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한동훈 신임 당 대표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제3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법' 등 사안에 대해 견제구를 날린 맥락이다. 그만큼 향후 각종 원내 사안에 대한 추 원내대표의 판단이 중요할 것이란 점도 부각된 것으로 해석된다.
추 원내대표 역시 전당대회 기간 열렸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와 같은 입장을 강조하며 자신의 역할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9일 비공개 의총 당시 추 원내대표는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원내 사안은 원내대표가 중심으로 간다", "대표 후보들과 모두 잘 알기 때문에 누가 대표가 돼도 소통에 자신이 있다"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전당대회 현장에서도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여기 후보자들이 승패와 관계없이 전부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국회에서는 108명 의원들이 저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저희들이 싸워서 이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대표 체제가 본격화되면 당 내부가 분열될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맡는 등 이력 탓에 추 원내대표 친윤에 기울어 한 대표와 각을 세우게 되는 게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비교적 계파성이 옅다는 평가를 받으며 원내 의원 중 과반을 훌쩍 넘긴 70명의 지지로 선출된 추 원내대표가 합리적이고 온건한 리더십을 보여온 점을 고려할 때 '기우'라는 반응이 적잖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행정고시를 거쳐 기획재정부를 통해 평생 공직자의 길을 걸어온 추 원내대표인 만큼 갈등을 일으키기보단 윤 정부와 한동훈 당 대표, 원내 의원들 사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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