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BM 1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영업이익 뛰어넘을까?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록…AI 칩 '큰 손'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SK하이닉스제공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SK하이닉스제공

SK하이닉스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AI(인공지능)칩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며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6조4천232억5천800만원, 영업이익 5조4천685억3천600만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33%다.

올해 들어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2분기에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D램, 낸드 등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AI 인프라 확충으로 HB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5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이달 초 2분기 실적 잠정 집계 결과 1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DS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약 6조원)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을 넘어섰을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6조5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다면 SK하이닉스가 상반기 메모리 시장(영업이익 기준)의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SK 하이닉스의 역전은 HBM을 포함한 AI 반도체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D램, 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꾸준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HBM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43.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낸드 시장에서는 36.7%를 차지하며 모두 1위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D램과 낸드(솔리다임 포함)에서 각각 31.1%, 22.2%로 2위다.

반면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53%), 삼성전자(38%), 마이크론(9%) 순이었다. 일반 D램에 비해 부가 가치가 높은 HBM을 SK하이닉스가 주요 공급 업체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독점 공급해왔다. 지난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HBM3E 12단 제품은 올해 3분기 내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SK하이닉스가 HBM 1위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DS부문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동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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