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분기 실적 부진 LG엔솔 "근본 경쟁력 확보, 선도기업 입지 강화"

연간 매출 20% 하락 전망·전기차 생산 목표 하향 조정

LG에너지솔루션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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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광물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이 올 2분기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한파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천9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7.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인 2천296억원을 밑돌았다.

매출은 6조1천61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는 각각 24.2%, 0.5% 증가했다.

북미 판매 확대에 힘입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는 전 분기보다 137% 증가한 4천478억원으로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하지만, 투입 재료비와 원가 부담 및 가동률 조정에 따른 고정비 부담에 AMPC를 제외한 수익성은 악화했다.

AMPC를 제외한 2분기 영업손실은 2천525억원이다. AMPC를 제외한 적자 규모는 지난 1분기의 316억원보다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Hyundai LG Indonesia Green Power)'를 준공, 배터리셀-전기차로 이어지는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HLI그린파워 전경. 연합뉴스

◆ 업황 부진에도 유의미한 성과 달성

LG에너지솔루션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자동차전지, ESS(에너지 저장장치)전지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수주 성과를 달성했다. 또 안정적인 글로벌 생산체계 구축, 공급망 다변화 및 연구개발(R&D)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대규모 수주를 성공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 르노와 3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텃밭이라 불리는 LFP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과 첫 합작공장인 인도네시아 'HLI그린파워'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은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해 현재 안정적으로 제품 양산이 진행 중이다. 신규 생산 거점으로 육성해 아세안 전기차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SS전지사업부문도 5월 한화큐셀과 4.8GWh 규모의 북미 전력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한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이 아닌, ESS SI(시스템통합) 전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의 SI를 함께 제공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Hyundai LG Indonesia Green Power)'를 준공, 배터리셀-전기차로 이어지는 현지 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에서 더 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체결하는 모습. 연합뉴스

◆ 김동명 CEO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가치"

LG에너지솔루션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 대외적인 악재로 향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24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IRA 세액 공제 전망치는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 목표 조정에 따라 기존 45~50GWh에서 30~35GWh 수준으로 조정했다.

다만 북미·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차 출시에 따른 출하량 확대와 IT 고객사의 프리미엄 제품 수요 대응, 전력망 ESS 판매 확대 등 기회를 발굴해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해 생산시설 운영 효율성과 투자 유연성을 높인다. 전방 수요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 생산시설 신∙증설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기존 EV 생산라인의 ESS 전환 등을 통해 각 생산거점별 가동률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중인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제품 양산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하반기 원통형 신규 제품인 '46-시리즈' 양산을 시작한다.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ESS LFP 제품 또한 북미와 유럽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생산 물량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건식전극 공정 파일럿 라인을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구축할 예정이다.

고객사 및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한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고객사들과 LFP 및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등 보급형 제품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46-시리즈 또한 다양한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 다각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BaaS(서비스형 배터리 시스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기반의 중장기 전략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제품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원재료의 직접 조달 영역을 주요 광물에서 전구체 영역까지 확대하고, 업스트림 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도 강화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최고 경영자)은 "예상보다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더욱 단단히 구축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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