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저기 돌담이 다 무너졌네."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찾은 대구 북구 동변교. 며칠 사이 집중호우가 쏟아진 탓에 불어난 동화천엔 흙탕물이 빠르게 흘러내렸다. 산책로 옆은 제방 역할을 하는 호안블럭이 무너져 토사가 유실된 상태였고, 산책로 입구마다 출입을 통제하는 안전띠가 설치돼 있었다. 무태조야동 행정복지센터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주민 A씨는 동변교 위에 서서 이 광경을 내려다보며 연신 "아이고, 저게 다 무너져서 어떡해"를 연발했다.
25일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동화천 일원에 구비(재난예비비) 1억7천만원을 투입해 복구 공사를 진행 중이며 현재 안전펜스, 방수포 설치 등 2차례에 걸친 안전조치를 시행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에도 태풍 '카눈'이 북상해 동화천 강물이 불어나 범람하면서 폭 1m, 길이 50m 구간에 호안 블럭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때도 북구청은 7천만원 예산을 들여 복구 공사를 실시했다.
앞서 동화천은 지난 2014년 징검다리에서 놀던 초등학생 남매가 불어난 물에 휩쓸리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한 곳이라, 주민 불안이 더욱 크다.
북구 서변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지난해에도 산책로 옆이 무너져 공사하는 걸 봤는데, 올해도 휩쓸려 나간 걸 보니 혹시라도 큰일이 날까 무섭다"며 "보수공사 할 때마다 예산이 많이 들 텐데,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피해를 막으려면 물의 흐름, 압력 등을 제대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장식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하천의 설계압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둑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해당 하천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징검다리에 찌꺼기가 많이 끼는데, 이 부분이 보 역할을 하면서 일부 구간 마찰력이 더욱 커져 산책로 인근 호안이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쌓는 방식을 바꿔 복구하면서 보수 공사한 구간엔 올해 유실이 없었으나, 그 아래 구간이 떨어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전문가에 의견을 구하는 중이며, 전문가 의견이 나오면 복구와 별개로 구조 개선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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