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역할을 하는 캐노피가 설치되지 않은 출입구로 빗물이 들어오면서 반월당역이 상습 침수에 시달리고 있다. 미끄러짐 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나, 당장 해결책은 요원한 상태다.
반월당역은 저지대에 위치해 수해 취약 시설로 꼽혀왔다. 이에 대구도시공사는 지난 2010년부터 도로에서 넘친 물이 지하 출입구로 들어가지 않도록 출입구의 높이를 상향하고, 빗물을 막는 천장 구조물인 캐노피를 출입구에 설치하는 등 수해 방지를 위한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캐노피 설치가 되지 않은 7개의 출입구와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서 빗물이 유입돼, 수해 방지 공사는 헛수고로 돌아갔다. 출입구로 들어온 빗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않고 지하 상가의 바닥을 적시는 것. 빗물이 다량으로 유입된 지난 9일의 경우, 3번 출구 인근에서 미끄러짐 사고가 발생해 남성 한 명이 다치기도 했다.
또한 역사가 지어진 지 오래돼 최근 잦아진 집중 호우를 견디기 어렵다. 반월당역 시설을 관리하는 김태창 메트로센터 시설팀장은 "역이 지어졌을 당시에는 집중호우가 드물어, 폭이 넉넉하지 못한 우수관이 설치됐다"며 "3번과 23번 출구 인근은 상습 침수 구역으로 우수관이 빗물을 감당하지 못해 상가 벽을 적신다"고 말했다.
수해 방지를 위해서는 모든 출입구에 캐노피를 설치하고 우수관을 교체해야 하나, 대구시는 당장 조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가 지하상가의 관리·운영 권한을 민간이 갖고 있어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것. 우원구 대구시 건설산업과장은 "지난 3월부터 반월당역의 노후 시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시가 관리 권한을 갖는 내년부터 시설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다.
결국 이번 여름을 넘기기 위해서는 모래 주머니나 물을 빨아들이는 모터로 빗물을 막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캐노피가 없는 출입구가 7곳에 달하고, 한 번에 여러 곳에서 침수가 발생하다보니 이마저도 효과가 없다. 노태훈 메트로센터 관리팀장은 "비상근무 인력보다 침수 장소가 더 많다보니 속전속결로 대처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모터로 흡수한 물을 버릴 시간도 없이 비가 들어와 모터도 소용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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