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전히 고압적인 中 외교관리 "한반도 정세 안정 필요”

中 "韓,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 거듭 천명" 주장, 탈북민 인권엔 무대응
中 외교부, 24일 열린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관련 발표
북러 밀착에 중국은 한국과 전략적 협력 모색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김홍균 한국 외교부 1차관. 연합뉴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김홍균 한국 외교부 1차관. 연합뉴스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필요하고, 한국을 비롯한 당사국들이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24일 서울에서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을 만나고,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는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었다.

마자오쉬 부부장은 "중국은 현재 반도(한반도) 형세가 복잡·준엄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각 당사자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며 "급선무는 형세를 완화하는 것"이라는 강조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한 각 당사자가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위해 긍정적·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고도 덧붙였다.

전날 한국 외교부는 김 차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경제 협력 강화로 한반도와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고, 중국에 한반도 평화·안정·비핵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또 중국 정부에 탈북민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도 요청했으나,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국 입장은 소개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대만·남해(남중국해)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에 관련된 문제에 관해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중한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지키며, 남해 문제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양안 관계에 관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이 자국과 수교하는 각국에 이를 '원칙'으로 지키면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취지에서 사용한 표현으로, 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은 '원칙'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 한중 양국 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공급망 안정 문제도 거론됐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한국이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응당 무역 보호주의와 디커플링(decoupling, 공급망 분리)에 함께 반대하고, 경제 문제의 정치화와 안보화를 막으며, 국제 자유무역 체계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군사 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하는 등 급속도로 가까워진 가운데 2년 7개월 만에 열렸다. 이는 올해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양국 간 외교·안보 분야 소통 채널을 본격적으로 재가동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열린 것으로, 중국이서 먼저 회의 개최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북러 밀착에 상대적으로 거리를 두는 중국이 한국과 전략적 협력을 향한 동력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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