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상병특검법·방송법 또 상정한 野…여당은 필리버스터로 맞서

채상병특검법은 재표결 끝에 폐기…방송법 필리버스터 4박5일 진행 전망
與, "민주당, 덥고 습한 날씨 속 국민 불쾌지수만 높인다"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장악법 거부 피켓을 들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순직해병특검법 표결 찬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장악법 거부 피켓을 들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순직해병특검법 표결 찬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려운 민생경제를 살리고 갈수록 복잡해져만 가는 대내·외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지만 국회는 정쟁만 되풀이하고 있다. 여야가 서로 자기주장만 고집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공간인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원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해 각종 민생법안 추진에 얼마든지 속도를 낼 수 있는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특검, 탄핵을 툭하면 앞세우면서 입법 독주를 반복중이며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회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22대 국회를 통해 이미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는 채 상병 특검법, 방송 4법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날 재표결 대상이었던 채 상병 특검법은 투표 결과(재석 299명)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최종 부결됐다. 재의결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22대 국회에서는 처음 상정된 방송 4법의 경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섰다. 방송 4법이란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방송통신위원회법 등의 개정안을 일컫는다.

여당은 해당 법안들이 KBS, MBC 등 공영방송을 야권 입맛에 맞게 장악하려는 악법으로 규정한다. 각각의 법안마다 법상 보장된 24시간씩 무제한 토론이 이뤄진다면 최소 4박5일 이상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전망이다.

야당의 입법 독주가 민생과 무관 정치권의 에너지 소모만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사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 'K-칩스법' 등 시급한 민생·경제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연금·노동·교육 등 분야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 과제들도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입법 폭주, 일방통행, 헌정 질서 파괴 행위가 군사작전처럼 착착 진행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덥고 습한 날씨에 고통받는 국민들의 불쾌지수만 높일 뿐인 비상식적 정치 폭력을 그만 멈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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