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티메프 1천700억 미정산…소비·사업자 다 뿔났다

소비자원 상담 2천건 돌파…위메프 대표 "오늘 내 해결할 것"
소비자 “티켓 사용 막혀” 분통…판매자 “돈 언제 받을지” 불안
위메프 대표 “신속 해결” 진화…금감원·공정위,전담팀 급파
자금 모니터링·위법 여부 조사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 관련 고객들이 환불 요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 관련 고객들이 환불 요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메프(티몬+위메프) 환불·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소비자와 사업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직접 나서 사태 봉합에 나섰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담팀을 급파해 문제 파악 및 점검에 나섰다.

◆지역 소비자 불만 폭발

대구 지역 소비자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여섯살배기 아이를 둔 김모(40) 씨는 "아이와 간만에 놀기 위해 구매해 놓은 키즈카페 티켓을 사용하지 못 한다는 안내를 현장에서 받았다"며 "어쩔 수 없이 티켓을 재구매해 입장했다"고 했다. 주부 이모(36) 씨도 "평소 티몬만 사용해 왔는데 이번에 크게 실망했다. 앞으로 티몬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탈퇴했다"고 털어놨다.

정산금 지연으로 인해 티메프에서 구매한 티켓 사용을 거부하거나, 아예 티메프 사이트에서 상품을 내린 업체들도 있었다. 대구 지역 한 공연 기획사 대표 김모 씨는 "티몬과 위메프는 사실 정산이나 수수료 정책도 타사에 비해 조건이 좋지 않았으며, 평소에도 정산을 45일 만에 해주는 등 타사와 확연하게 비교되는 수준"이라며 "적은 금액으로 사업하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대금 정산이 늦어지면 회사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산금이 1천만원 정도 남았는데, 언제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티몬과 위메프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3~24일 큐텐 그룹 계열 쇼핑업체 상담 접수 건수는 2천76건에 이른다. 지난 5월 한 달간 접수된 상담 접수가 310건인 것을 감안해 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느껴진다. 업체별 건수를 살펴보면 ▷티몬 1천490건 ▷위메프 332건 ▷인터파크커머스 1건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환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상담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사태가 본격화한 뒤 접수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8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티메프 월 거래실적은 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현재 피해 금액은 최소 1천70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새 시스템 다음 달 시행될 듯

문제해결에 나선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이날 "소비자 환불자금을 충분히 준비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티몬과 위메프를 합쳐 판매사에 돌려줘야 할 미정산 대금은 큐텐 차원에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고객이 가장 급하게 원하시는 환불을 완수하려고 한다"며 "현재까지 (현장에서) 700건 처리를 완료했다. 처리방식 변경으로 속도가 빨라질 것 같다"고 했다. 위메프 측은 일반 소비자 고객부터 환불한 뒤 소상공인·영세상인 등 사업자들에 미지급한 판매대금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티몬 측은 "파트너사와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 현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는 문제가 발생하자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도 결정했다. 제 3의 금융기관과 연계해 정산 대금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새 시스템은 다음 달에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티메프에 칼빼든 금감원·공정위…미정산액 1천700억원

정부도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자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한기정 공정거래 위원회 위원장이 긴급 조사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긴급 조사를 통해 주문을 취소한 소비자에게 대금을 제대로 환불하고 있는지 등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과 공정위는 이날 합동조사반을 꾸려 위메프 본사에 대한 긴급 현장조사에 나섰다.

주요 조사 내용은 정산지연 규모와 판매자 이탈현황, 이용자 환불 요청 및 지급 상황 등이다. 또 합동조사반은 두 기업에서 받은 자금조달 및 사용계획, 자금조달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이밖에 전자상거래법상 대금환불 의무, 서비스 공급계약 이행의무 등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실시한다. 또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집단분쟁조정' 준비도 즉시 나서고, 필요시 민사소송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드러난 미정산액은 최소 1천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 부원장은 "티몬·위메프의 미정산액은 1천700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정산용 유입자금은 정산에만 사용하고 에스크로 체결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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