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정민기자의 봉주르, 파리] '한국을 북한이라고?' 한국, IOC·조직위에 재발 방지 촉구

장미란 문체부 2차관, 이기흥 체육회장 긴급 기자회견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요구" 한 목소리, 관계자 면담도
바흐 IOC 위원장, 주최측 실수로 윤 대통령에 직접 사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7일 프랑스 파리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 올림픽 개막식 때 주최측이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데 대해 후속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7일 프랑스 파리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 올림픽 개막식 때 주최측이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데 대해 후속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사안이 심각한 만큼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적극적으로 요구합니다."

프랑스 파리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 팔레데 콩그레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차례로 마이크 앞에 섰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 주최 측이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것을 두고 후속 대책을 밝히는 자리였다.

전날 개막식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북한으로 소개, 파문이 커졌다. 먼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라 소개한 데 이어 영어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언급했다. 둘 다 북한을 일컫는 말이었다. 한국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de corée'.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로 소개해야 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7일 오전 1시 이번 사고의 책임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있다는 걸 확인한 뒤 선수단장 명의로 파리올림픽조직위원장과 IOC 사무총장에게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오전 7시엔 이기흥 체육회장과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 김종훈 체육회 명예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IOC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선 장 차관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번 사건이 벌어진 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외교부에도 즉각 연락해 적극적으로 대처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바흐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할 것이다. IOC는 사고가 재발하는 걸 방지하기 위한 공식 사과문도 발표한다"고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7일 프랑스 파리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 올림픽 개막식 때 주최측이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데 대해 후속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7일 프랑스 파리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 올림픽 개막식 때 주최측이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한 데 대해 후속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장 차관과 이 회장은 파리 모처에서 바흐 위원장과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만나 조직위 측의 공식 사과를 듣고 재발 방지도 촉구한다. 장 차관은 "이처럼 민감한 문제에선 실수를 안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우리나라에 IOC 위원이 3명 있는 만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장 차관에게서 마이크를 넘겨 받은 이 회장도 비슷한 얘기를 꺼냈다. IOC 위원이기도 한 이 회장은 "IOC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문제를 알게된 직후 바로 IOC와 접촉해 이의를 제기하고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우리나라의 스포츠 외교력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비슷한 사고가 이전에도 있어서였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축구 조별리그에선 북한과 콜롬비아가 맞붙었는데, 전광판에 태극기 사진이 올라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해석은 달랐다. 개최국이 섬세하지 못해 벌어진 사고라는 게 그의 얘기다.

이 회장은 "태극기를 거꾸로 다는 일은 종종 있어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해왔지만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다. 정말 어처구니 없다"며 "이런 일 때문에 선수단이 동요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고 지도자들에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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