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5월 28일부터 두 달 가까이 남한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응해 3,600여 개의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냈다. 이 풍선들은 유해 물질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 청사와 인근 도로에 종이 쓰레기를 날려 보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7월 24일에는 대통령실 상공에 대남 풍선이 떠다니는 것이 육안으로 목격되기도 했다.
이러한 '보이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9일 6년 만에 최전방 부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 3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이후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은 7월 18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10시간 가량 제한적으로 가동했다.
그러나 북한이 7월 21일 또다시 풍선을 날려 보내자 대북 확성기 방송은 모든 전선에서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16시간 동안 전면 확대 시행되었다. 군 당국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국회, 지방자치단체까지도 이러한 '보이는 위협'에 대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2013년 3월 20일 한국은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을 실감했다. KBS, MBC, YTN 등의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 등 금융기관에서 3만2천 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파괴되어 방송과 금융 거래가 중단되었다. 조사 결과 악성코드가 백신 프로그램 파일로 위장해 기업 내부 서버를 통해 퍼졌으며, 북한이 최소 8개월 전부터 공격을 준비했다고 분석되었다.
또한 2011년 4월 12일에는 농협 전산망이 손상되어 사흘 동안 금융서비스가 중단되었다. 북한 정찰총국이 배포한 악성코드가 서버를 관리하는 직원의 노트북을 감염시켜 전산망을 공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ATM 해킹을 통해 카드 정보를 빼내거나 전자상거래 업체의 고객 정보를 해킹해 금품을 요구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북한 해커들은 늘 한국인과 함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위협'은 기술이 고도화될 미래사회에서 더욱 커다란 파괴력을 가진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개인의 민감한 정보와 기업의 기밀 자료를 포함한다. 이러한 데이터가 해킹으로 유출되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되고 기업의 경쟁력이 손상되어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해킹당하면 자율주행 자동차 등 중요한 서비스가 중단되어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기관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해킹되면 금융 거래가 마비되고 대규모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여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공 서비스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해킹될 경우 의료 서비스나 전력 공급 등 필수적인 인프라가 붕괴되어 사회적 안전이 위협 받는다.이와 같은 위험성은 국가 안보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므로 국가 차원의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
챗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며 우리 일상에 깊이 내재화되고 있다.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되어 미래형 인공지능 서비스로 발전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개인 사생활 보호, 기업 경제적 손실 방지, 사회적 안전 유지, 국가 안보 등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비한 철저한 보안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는 안전한 미래사회를 누릴 수 없다.
인공지능 시대의 해킹과 보안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은 포괄적이고 정교해야 한다. 국가는 주요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의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고 인공지능이 사용되는 전력망, 교통 시스템, 금융기관, 의료 시스템 등을 보호하기 위해 정기적인 보안 점검과 취약점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의 최신 보안 기술을 도입하고 인공지능 시스템의 방어 체계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또한, 공공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국가 주도 체계를 구축하고, 인공지능 및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양성하며, 보안 인식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이로써 인공지능 시스템의 해킹 예방과 국가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한 다각적인 국가 차원의 대응이 없다면 오물·쓰레기 풍선이 날아오는 한국에게 안전한 인공지능의 시대는 열리지 않는다.
윤창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AI정책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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