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모동면의 60대 A씨가 지난 23일 오후 밭일을 다녀온 뒤 오한 등 열사병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음날 오전 숨졌다. 보건당국은 A씨를 올해 첫 경북지역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로 분류했다.
25일 오후 9시 30분쯤 전남 장흥군에서는 87세 여성이 밭에서 숨진 상태로 마을 이장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여성이 집에서 500m가량 떨어진 밭에서 장마 때문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뽑다가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장마철 극한호우 직후 극한폭염이 찾아오면서 경북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올해 온열질환자 수가 가장 더운 여름이었던 2018년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925명(사망자 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8명(사망자 3명)을 훌쩍 넘어섰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 온열질환자 수도 86명(대구 15명, 경북 71명)에서 115명(대구 16명, 경북 99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집중호우로 내려갔던 기온이 상승하며 갑자기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급증하고 있다. 폭염이 시작된 이달 22일부터 27일까지 6일 동안 발생한 전국 온열질환자가 무려 289명으로, 올해 전체의 31.2%를 차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남쪽에서 올라온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 고원 쪽에서 발생해 북쪽에서 내려온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고 있다. 2개의 거대한 고기압이 드리운 공기 커튼이 한반도 전역에 극한폭염을 몰고 온 것이다.
보건당국은 당분간 유례 없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올해 온열질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온열질환자는 4천526명, 사망자는 48명 발생해 환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북도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물 자주 마시기 ▷시원하게 지내기 ▷취약 시간대 활동 자제 등 건강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폭염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낮 시간대 활동을 줄이고, 불가피할 경우엔 챙이 넓은 모자나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해야 한다.
황영호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폭염 대비 건강 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예방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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