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공직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사상 초유로 장장 3일간 진행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의 수준을 가감없이 폭로한 '정치 폭력'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청문회 내내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에 대한 방통위원장으로서 비전과 업무 능력의 검증은 뒷전이고 모욕 주기, 인신공격으로 일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저질 인신공격은 중립적 위치에서 청문회를 진행해야 할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까지 가세했다. 최 위원장은 후보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 반박하지 말라고 했다.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국민들이 판단할 거라고 했다. 이런 우격다짐은 청문회 마지막 날에도 계속됐다. 최 위원장은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사과를 요구하자 최 위원장은 "사과할 일 아니다"라며 거부하고 오히려 "위원장의 허가를 득하지 않고 (사과를 요구한) 태도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방송에서도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처리수'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더라"며 "일본 정부 대변인 같은 뇌 구조, 극우(極右)적 뇌 구조를 갖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의사인가? 상대방의 뇌 구조가 이상한지 아닌지 어떻게 아나? 한 번 보거나 들으면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판정할 수 있는 초능력이라도 지녔나. 본인은 이 후보자의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믿겠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에는 최 위원장의 뇌 구조가 이상하게 비칠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도 '처리수'라고 하는 게 맞다. ALPS(다핵종 제거 설비) 등을 활용해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을 규제 기준에 맞춰 정화(淨化)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를 몰랐다면 절망적 무식이고 알고도 '극우적 뇌 구조' 운운했다면 불순(不純)하기 짝이 없는 정치적 모략(謀略)이다. '극우적 뇌 구조'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일본 정부의 주장과 같으면 과학적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극우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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