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우리 삶의 중심에는 감정이 있다

영화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스틸 이미지.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제공

최근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2'에는 5가지 기본 감정에 이어 좀 더 복잡한 우리 내면의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합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 라일리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어린 시절 형성된 자아는 파괴되고 완전히 새로운 자아로 변화하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내면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우리를 이끌어가지만, 정작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모르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조차 부정적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할까요?

◆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

'감정의 의해'의 표지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만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감정의 이해'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할수록 기분과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어휘력을 높이는 것은 감정의 세분성을 높이고, 삶에서 맞닥뜨리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에서 순조롭고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자는 감정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합니다. 멈춰진 롤러코스터는 없으며 오르막과 내리막, 360도 회전, 나선형 구간, 심지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며 목적지로 향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힘든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감정의 회전 구간에 갇히기도 하고,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 사이클에서 빠져나와 기분 좋은 감정으로 변화하기도 합니다.

불안과 두려움, 분노와 슬픔, 죄책감과 수치심과 같은 불편한 감정일수록 세밀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힘들다는 생각만으로 뭉뚱그려져 있던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우리의 굳어진 옛 경로와 패턴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속도를 조절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의 궤도를 바꾸는 아주 작은 습관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합니다. 짧은 휴식, 가벼운 산책, 건강한 아침 식사, 물 한 잔 더 마시기, 휴식 시간, 기쁨과 경외감의 순간 경험하기와 같은 것입니다. 이는 감정을 다루는 뇌가 신체와 연결되어 끊임없이 서로 대화를 나누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높은 스트레스나 신체적 소모가 기분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몸을 돌보는 것은 감정을 돌보는 것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몸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오늘 당신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42가지 마음의 색깔'의 표지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들에게 따뜻하면서도 친절하게 감정을 알려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42가지 마음의 색깔'은 감정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에 착안하여 42가지 감정을 일러스트와 함께 풀어나갑니다. 어린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42가지의 감정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지만, 읽고 싶은 부분을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습니다.

포근함이라는 감정을 시작으로 사랑, 미움, 화, 짜증, 긴장, 안심 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느낄만한 기본 감정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기분 좋은 감정들뿐만 아니라 불편한 감정들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42가지 각각의 감정이 마치 하나의 이야기인 듯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감정이 평면적이지 않고 복잡하면서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겠지요.

오늘 하루 어떤 감정들을 많이 느끼셨나요? 지금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아무 페이지나 넘겨보세요. 하루 중 그 감정을 느꼈을 당시로 기억을 더듬게 됩니다. 가령 책장을 펼쳤는데 '측은함'이라는 감정이 나왔습니다. 글을 읽기 전에 일러스트를 먼저 감상하며 어떤 감정일지 느껴보아도 좋습니다. 측은함이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슬픔과 괴로움'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어서 '슬픔을 덜어 주고 싶고, 포근하게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입니다. 이렇게 따라 읽다 보면, 낮에 동료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오르면서 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정이 측은함의 일종인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삶의 핵심입니다. 감정을 이해하고 그 작동 방식을 탐색하여 적절히 대응하면서 우리와 연결된 사람과의 관계에도 도움을 얻기를 바랍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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