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수장 대한축구협회 해체 국회청원 5만명 동의 '대통령 탄핵보단 쉽지 않을까?'

국회청원(국회 국민동의청원) 웹사이트

대한축구협회 문제가 조만간 국회로 간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논란에 이어 홍명보 현 감독 선임 논란까지 이어지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및 '축협'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및 해체 요청을 담은 국회청원(국회 국민동의청원)이 28일 동의수 5만을 돌파했다.

공교롭게도 홍명보 감독은 이튿날인 29일 오전 취임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지난 17일 등록된 '대한축구협회 감사 및 해체 요청에 관한 청원'은 28일 늦은 저녁 동의수 5만을 채웠다.

이에 따라 이 안건은 대한축구협회 소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청원은 30일 내로 5만명의 동의를 얻은 법안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시키는 제도다.

올해 1월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교체 아웃되는 김민재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저서 '축구의 시대'

▶이 청원에서는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에 있어서 공정한 행정 절차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만을 생각하여 (대한축구)협회를 완전히 사유화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과 이하 임원 및 임직원들로 인해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받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에, 대한축구협회 감사 및 해체를 요청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청원글에서는 남자축구 대표팀의 역대 3인 감독을 언급했다.

우선 "대한축구협회는 카타르 월드컵 당시 파울로 벤투 감독이 한국의 일산에 거주하며 축구감독으로써의 직무에 전념한 결과, 대표팀을 월드컵 16강에 진출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음에도 벤투 감독의 '축구협회가 돈만 밝히고 선수들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수긍하지 못해 재계약을 무산시킨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전 세계적으로 3류 감독 평가를 받고 있으며 책임감 없는 행보를 보여온 클린스만이라는 어리석은 인물을 정몽규 회장의 개인적 욕심으로 인해 공정한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무시한 채로 선임했고, 이로 인해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뒤 우승에 실패해 전 국민들에게 치욕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안겨줬다"고도 했다.

또 "이러한 과오들을 범한 데다가 전 국민이 비판하는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새로운 감독 선임에 있어서 해외 명장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과 전력 강화위원회의 위원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사리사욕에만 눈이 멀어 해외 감독을 선임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처럼 국민들의 눈을 속인 채로 실질적으로는 처음부터 홍명보 감독을 사실상 내정해 선임하려는 꼼수를 부렸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 관련 국회청원은 또 있다. '대한축구협회 협회장의 사퇴에 관한 청원'이 29일 0시 16분 기준으로 1만2천437명의 동의를 모았다. 지난 17일 등록된 이 청원 8월 16일까지 동의를 모은다.

국회청원(국회 국민동의청원) 웹사이트

▶한편, 축구팬들은 앞서 클린스만 감독 문제로 비판 여론이 지금보다 더 컸던 때에도 축구 전문가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관련 뉴스 댓글 등을 통한 일종의 하소연은 이어나갔지만, 이처럼 국회청원으로는 여론을 모으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7월 7일 홍명보 차기 감독 내정 공식 보도가 나오고 열흘 만에 등록된 이 청원이 빠르게 동의수 5만을 모으며 '좀 늦은 감은 있지만'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제도적 비판을 가하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회청원이 150만에 육박하는 동의를 모은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제명 요구, 의대 정원 확대 관련 교육부 청문회 요청 등의 국회청원이 잇따라 국회행 요건(동의수 5만 충족)을 갖추는 등 사회 여러 사안에 대한 국회청원 붐이 이어지는 연장선상에서 대한축구협회 문제에 대한 국회청원도 처음으로 국회로 가게 된 맥락이다.

특히 정몽규 회장의 에세이 '축구의 시대' 발간 소식이 지난 25일 알려진 게 국회청원 동의 모으기에 일종의 기폭제도 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