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유명 프랜차이즈 헬스장 부도…피해자 수천명 달할 듯

지난 27일 부도 공지, 이달 중 문 닫을 듯
회생신청 직전까지 회원모집 등 '먹튀' 정황도
A헬스장 대표 "고의로 그런 것은 아냐"

29일 오후에 찾은 A헬스장의 한 점포. 안내데스크 직원 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연락을 받고 황급히 헬스장을 찾은 손님들의 모습만 보였다. 박성현 기자
29일 오후에 찾은 A헬스장의 한 점포. 안내데스크 직원 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연락을 받고 황급히 헬스장을 찾은 손님들의 모습만 보였다. 박성현 기자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헬스장 프랜차이즈 중 하나였던 A헬스장이 돌연 부도를 선언해 수천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 급증하는 헬스장 관련 소비자 피해가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A헬스장은 지난 27일쯤 회원들에게 단체문자를 통해 '최근 고금리 여파와 에너지비용, 인건비 상승 등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여 운영을 중단함을 알려드립니다'며 '작금의 상황을 타계할 방법을 다방면으로 모색하던 중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매출경색으로 운영비 마련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헬스장은 지난 6월 21일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 7월 26일 회생이 취하되면서 파산이 결정됐다.

지난 2012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A헬스장은 한 때 대구 전지역에 10여 곳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급성장을 거듭하다 최근에는 월성점, 연경점 두 곳만 운영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마저도 올해 초부터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등 각종 공과금이 밀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헬스장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한 사업자는 "전기세 1억2천만원, 수도세 2천만원, 관리비 4천만원 등이 지금 체납된 상태다. A헬스장이 못 낸 돈을 같은 건물을 쓰는 다른 입점업체들이 부담해야할 판"이라며 "부도를 선언한 만큼 당장 오늘부터라도 수도, 전기 등이 끊길 것"이라고 했다.

A헬스장의 갑작스러운 통보에 두 점포에 다니는 회원들은 회원권 잔액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대응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점포별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A헬스장 월성점을 이용 중이던 한 회원은 "법인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날인 6월 21일보다 4일 전인 17일에도 단체문자를 통해 신규회원 모집 및 재등록을 유도했다. 이는 명백히 (피해를 입힐) 의도가 다분했다고 볼 수 있다"며 "벌써 피해자 오픈채팅방에도 수백명이 들어와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A헬스장의 운영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거 A헬스장 소속 트레이너로 일했다는 B씨는 "2년 전부터 회사 사정이 안 좋아져 점포 수를 줄이고, 정규직 트레이너도 프리랜서로 전환했었다"며 "지금 일하고 있는 직원들도 지난 4월부터 월급을 못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A헬스장 대표는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부도가 난 게 맞다. 파산절차가 들어가면 채권자 순위에 따라 피해 금액이 환불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의적으로 파산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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