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61)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선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야권과 국제사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탓에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 지난 29일(현지시간) 0시 10분쯤 "80%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며 "2위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를 볼 때 마두로 대통령 당선은 불가역적 추이"라며 당선 사실을 공식화했다.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74) 후보는 44.2%의 득표율을 보였다고 아모로소 위원장은 덧붙였다. 이번 투표 결과는 서방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와도 상반되는 것이다.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마치면 무려 18년 간 장기 집권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베네수엘라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이후 30년 넘게 좌파 통합사회주의당(PSUV) 일당 '차비스모' 체제가 유지되는 셈이다. 차비스모는 차베스 전 대통령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로, 일반적으로 중앙집권적 민족주의 포퓰리즘 성향의 사회주의를 통칭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反美) 주의자로,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은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의 투명성 등을 놓고 국제사회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도보수 민주야권 측은 부정선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투표 후 곳곳에서 민주야권 측 시민 그룹이 투표함 봉인과 개표 등 검증을 살피기 위해 개표장소에 입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물리적인 충돌과 (선관위 측) 폭언도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마두로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31%에 그쳤다. 서방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도 곤살레스 후보의 낙승을 점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곤살레스 후보와 민주야권 지도자였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 '투톱'을 상대로 힘겨운 유세를 펼쳤지만 패배의 기운이 짙게 깔린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내가 패배하면 나라는 피바다가 될 것"이라며 협박성 발언도 쏟아내며 패배 시 불복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선관위의 '캄캄이 개표' 등 부정선거 논란 끝에 야권과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단 건재를 과시하며 개운치 않은 승리를 손에 쥐었다. 6년간의 새 임기는 내년 1월 10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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