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의 일방적인 입법 폭주 앞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외에 마땅한 저항 무기도 없는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국민 여론을 환기시키며 지지를 끌어내면 좋겠지만 휴가철에 접어든 데다 2024 파리 올림픽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까지 겹쳐 별다른 효과를 얻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독이 든 사과를 계속 내밀면서 '왜 안 먹니, 왜 안 먹니'하면 당연히 국민을 위해서 저희는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4법 처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비이성적 폭주가 화요일(30일)에는 절차상 종료는 일단 될 것"이라며 "그 이후 노란봉투법 등 비슷한 식의 폭거가 예정돼 있다. 그 부분에 대해 국민을 위해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더했다.
민주당이 다음달 1일 노란봉투법 등 여당과 협의되지 않은 법안을 단독 처리할 것이라는 예고에 대해 거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단호하게 맞설 것'이란 각오가 무색하게도 필리버스터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 수단이다. 그마저도 거대 야당이 종결 요청을 하면 국회법상 24시간 이후 마무리될 수밖에 없고 이후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면 그만이다. 거대 야당의 표결 시점을 일부 늦추는 정도의 효과만 있을 뿐이다.
당내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것은 물론 소모적인 힘을 쏟아야 하는 필리버스터 전략을 앞으로 반복하는 게 맞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원내 지도부가 필리버스터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니 대비를 안 할 수 없지만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비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대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치열한 전당대회를 거쳐 선출된 한동훈 당 대표가 조속히 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거대 야당 대응 전략을 내놔야 한다"며 "무한 정쟁의 도돌이표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4년 내내 끌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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