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파행 도 넘었다…당분간 끝이 안 보이는 헛심공방

사태 장기화로 지치고 무력감…여야 막론 의원들은 파김치
국힘 “정쟁 무대 그만 멈춰라”…민주 “반드시 후환 돌아올 것”
국회 에너지 ‘애먼 곳’에 낭비…의장단서도 체력적 한계 호소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사흘연속 계속된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교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방송4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사회를 거부함에 따라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은 3시간마다 번갈아 가며 의장석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수 의석 수를 앞세운 '의회 독주' '입법 강행'으로 대통령 거부권-국회 재의결 부결-법률안 폐기 과정을 되풀이하며 정쟁을 심화시키는 거대 야당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의 '방송 4법' 국회 처리과정이 속속들이 공개되면서 여야를 막론한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여당에선 '야당 대표 사법 리스크 무마'와 '힘 자랑' 목적 외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정치행위로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위신이 추락하고 있다고 불만이 쏟아진다.

야당 국회의원들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과 여름휴가로 국민들의 시선을 전혀 끌지 못 하는 정치현안에 당력을 너무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푸념을 내놓는다.

정치권에선 차기 대통령선거를 겨냥하고 있는 야당 지도부가 국정 흔들기에 골몰하고 있고 여권 역시 이렇다 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 하고 있어 여야의 헛심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의 '방송 4법'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닷새째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야를 떠나 현역 의원들은 피로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도대체 국회가 언제까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 무마를 위한 정쟁의 무대가 돼야 하냐'면서 민주당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강명구 의원(경북 구미시을)은 "민주당의 광기어린 폭주에 소수당이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몸부림의 일환으로 필리버스터를 통해 악법의 실체를 폭로하고 있다"며 "'사법 리스크 물타기'라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사익을 위해 헌법기관인 국회가 동원되는 상황은 서둘러 종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의결 부결로 폐기될 법안을 '아니면 말고'식으로 재차 밀어붙이고 있는 야당의 몽니는 반드시 여론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바판도 이어진다.

심지어 야당 의원들조차 산적한 국정현안을 뒤로 하고 이렇게 국회의 에너지를 '엄한 곳'에 낭비해도 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이른바 '티메프 사태', 미국 대통령선거 혼전, 한반도 안보위기 고조 등 국회가 챙겨야 당면현안이 셀 수 없이 많은데 원내 제1당이 '닥치고 정권 공격'에만 골몰하면 반드시 후환이 돌아온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함께 국회의장단에서도 체력의 한계를 호소하며 사회를 거부하고 있는 여당 몫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수성갑)을 향해 사회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주 의원은 국회의장이 편파적인 의사진행을 비판하며 사회불참의사를 밝힐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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