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엿새에 걸쳐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신중히 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는 서로 다른 세력의 대화와 토론의 장이다. 여·야 정당만이 아니라 정부·여당과 야당이 대화하고 타협하는 자리여야 한다. 그것이 협치의 본령이다"며 "의장의 중재안은 그 대화와 타협의 프로세스였다. 그런데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절차조차 정부·여당에 의해 거부됐다. 현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노력보다 대결의 논리가 앞섰다"고 꼬집었다.
앞서 우 의장은 여야가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마련하자며, 정부·여당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중단'을, 야당에는 '방송 4법 입법 강행 중단'을 요청하는 중재안을 제안했으나 정부·여당은 이를 거절했다.
우 의장은 정부·여당을 향해 "단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강퍅한 권력자의 야박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삼권분립 대통령제에서 권한은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다. 권한이 큰 쪽이 여지를 주지 않으면 대화와 타협의 공간은 닫힌다. 더 격한 대립과 갈등만 남는다"며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도 무제한 토론을 통해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입법부 수장의 제안마저 거부하는데 다른 누가 갈등을 중재하려 나설 수 있겠나"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의장이 제시한 숙려기간 동안) 법안을 상정하지 말라는 요구만 반복할 뿐 어떤 대안도 없었다. 민주당 비난을 감수하며 중재안을 낸 의장을 편파적이라고 몰아붙였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우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께 국회의장으로서 말씀드린다. 민심을 이기는 어떤 정치도 없다. 민심을 좇으려면 국민이 선택한 국회를 통해 국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와 타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용기와 결단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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