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거 발언 탓에 논란에 휩싸인 밴스 부통령 후보…공화당 딜레마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22일(현지시간) 고향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을 찾아 유세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빈곤층 출신인 밴스 후보는 베스트셀러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이 22일(현지시간) 고향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을 찾아 유세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빈곤층 출신인 밴스 후보는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후 2주간 과거 언행으로 민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밴스 후보에 대한 회의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밴스 후보의 논란성 발언이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그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ies·자식 없는 여성들을 비하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지칭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밴스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으로 트럼프 캠프에서 두드러졌던 '불사신'(invulnerability) 이미지에 흠집이 났다. 또 그가 지지를 끌어와야 했던 여성·유색인종·블루칼라 유권자층에서 공화당의 입지를 약화할 우려가 나온다고 당 안팎에서는 지적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또 있다. 밴스 후보는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전인 2022년 1월에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나는 전국적으로 낙태가 불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돼 오하이오주에서 낙태가 금지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면서 민주당 '큰손' 기부자인 유대계인 조지 소로스가 "매일 비행기를 띄워 흑인 여성들을 캘리포니아로 보내 낙태하도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밴스 후보는 이 발언으로 여성의 생식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흑인 여성이 낙태를 많이 한다는 인종적 편견과 반(反)유대주의 음모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화당의 한 전략가는 밴스 후보의 논란성 발언에 트럼프 선거캠프가 "발목 잡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실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걸어야 할 때 밴스 후보의 발언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28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서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어떤 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밴스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호재'로 보는 분위기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변덕스럽고 극단적인 것 같다"며 밴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은 "민주당을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최고의 선택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환상적이다"라고 말하며 밴스 의원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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