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사소설'이라는 독특한 문학 양식이 존재한다. 사소설의 '사'는 일본어로 '나'라는 뜻으로 나에 관한 이야기를 말한다.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소설은 많지만, 사소설의 경우 픽션이 아닌 사실에 기반해 독자는 주인공을 작가라고 생각하고 읽는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사소설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07년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이다. 이 소설을 시작으로 작가의 지루하고도 수치스러운 경험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기이한 소설들이 잇따라 등장했고, 2011년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에서 니시무라 겐타의 사소설 '고역열차'가 선정되면서 일본 내 사소설의 위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처럼 사소설이 100여 년의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사생활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극도로 꺼리지만, 타인의 사생활엔 과도한 관심을 가진 일본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1990년대에 들어와 신경숙의 '외딴방'과 같은 자전소설이 인기를 끌었다.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보단 '사회 속의 나'를 그린 소설이 많은 공감을 얻는다는 점이 일본과 차이가 있다.
이 책은 도쿄대 초역문화과학전공 비교문학비교문화코스에서 석·박사학위를 받고 계명대 타불라라사 칼리지 교수를 맡고 있는 저자가 행동양식 등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양국의 문학을 비교분석했다. 382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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