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방산기업이자 경북 구미에 본사와 생산 거점을 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해군의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개발사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두 기업 모두 구미를 생산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을 통해 구미시가 무인수상정 체계개발의 선도 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두 기업은 최근 해군이 방위사업청을 통해 공고한 이 사업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대결을 예고했다.
이번 사업은 해군의 전진기지와 주요 항만에 대한 감시·정찰과 신속한 현장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선체 길이 12m급 무인수상정 두 척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약 420억 원에 달하며, 방위사업청은 이달 중에 두 기업의 제안서를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 해검 VS 해령
LIG넥스원은 체계 설계에서 자율운행, 센서 및 무장 탑재 등 무인수상정 전 분야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5년 민군 기술 적용 연구사업의 주관기관으로서 연안 감시정찰용 무인수상정 '해검'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이래, 다양한 임무 장비를 탑재한 해검-II, 해검-III, 해검-V, M-Hunter 등으로 발전시켜왔다.
해검-Ⅲ는 12.7mm 중기관총과 2.75인치 유도로켓(비궁) 발사대를 탑재해 강력한 무장을 자랑한다. 또 해상 상태 4단계(최대 파고 2.5m)에서도 실해역 내항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열악한 해상 환경에서도 24시간 운용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해검-V는 함 탑재 전용 무인수상정으로 의심스러운 표적 발생 시 모함에서 분리돼 표적을 식별하고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은 수년간 무인수상정 관련 개발 과제 참여를 통해 소형급부터 대형급까지 해양무인체계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화시스템은 ▷연안에서의 수색구조와 감시정찰 임무 수행이 가능한 12m급 수색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 ▷수중도킹이 가능한 도킹용 자율 무인잠수정 ▷최대 30일 장기간 잠수가 가능한 대형 잠수정인 대잠정찰용 무인잠수정 등 다양한 해양 무인체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감시정찰·방호전투 및 대기뢰전 등 무인수상정의 다양한 임무 수행을 위한 '군집 무인수상정' 개발에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군집임무계획기술·군집자율운항기술, 군집통신네트워크 기술 등 무인수상정을 군집으로 운용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안에 이를 실해역에서 검증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의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은 국내 최초로 연안 수색, 감시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 K방산도시 구미, 무인수상정 메카로 떠오르나
LIG넥스원은 경북 구미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한화시스템은 구미에 본사를 두고 있어 두 기업의 경쟁이 구미 지역 방위산업 발전에 큰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구미 낙동강에는 무인수상정 테스트베드가 조성되고 있어, 이곳에서 두 기업의 첨단 기술력과 노하우가 한데 모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양산 전 단계인 체계 개발을 위한 사업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전력화될 무인수상정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해외 수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세계 5위 수준의 해군력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선택한 무인수상정은 해외시장 공략 시 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8억 달러 규모였던 무인수상정 시장은 2028년까지 1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구미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의 경쟁은 구미 지역 방위산업의 발전은 물론, 미래전의 핵심 무기체계로 떠오르고 있는 무인수상정 산업의 도약을 기대하게 한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아내 1심 선고 직전 "죽고 싶을 만큼 미안…혜경아, 사랑한다"
수능 여파? 대구 수성구 '국평' 16억원 거래…범어동 최고가 3년 만에 회복
文 "남북 대결 지속되면 '한국 패싱' 가능성…尹, 대북정책 전환해야"
권성동 "이재명 대표, 대선 출마 못할 겁니다"
[시대의 창] 자아와 메타자아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