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CHECK] 18번 구경남

채강D 지음/ 네오북스 펴냄

고등학생 시절 야구계 유망주였던 투수 구경남은 데뷔하자마자 10승을 기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하지만 짧고 굵은 전성기는 거기까지. 팔꿈치 부상으로 시작된 위기는 그를 사고뭉치로 만들었다. 팀에서 방출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 미국까지 날아갔지만, 테스트 결과는 좌절 그 자체였다.

시애틀의 어느 뒷골목에서 술에 취해 낙담하고 있던 구경남. 다음 날 그는 한국에서 눈을 떴다. 그것도 1982년, 한국프로야구의 서막을 연 '슈퍼스타즈' 구단 앞에서.

우리에게 슈퍼스타즈의 운명은 너무나 잘 알려져있다. '비운의 구단', '만년 꼴찌'…. 하지만 1982년 한국에 불시착한 구경남이 입단한 슈퍼스타즈라면? 당시 개념조차 없었던 투구폼과 투구 종류로 무장한 그는 마운드에 올라 힘껏 공을 던진다. 과연 그의 공은 슈퍼스타즈의 역사를 어떻게 바꿨을까.

구경남의 서사를 읽으며 우리는 느낀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동시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 한 번의 실패에 무너져서는 안되며, 언제 마주할 지 모르는 절호의 기회를 위해 스스로를 계속 단단히 다듬어야 한다는 것.

이 소설을 읽은 삼성라이온즈 구자욱 선수의 한 마디가 더욱 흥미를 돋운다. "소설을 읽는 내내 구경남과 내가 함께 경기를 뛰었다면 얼마나 흥미로운 게임이 펼쳐졌을지 궁금했다."

364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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