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코 신호탄! 1천조원 규모 글로벌 원전 시장 정조준

폴란드`UAE 추가 수주 낭보 가능성
네덜란드 10월 말 타당성 조사…남아공 연내 입찰 안내서 발급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K-원전'이 역대 최대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1천조원 규모의 글로벌 원전 수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경주 본사)과 한국전력공사가 다양한 해외 원전 수출 프로젝트에 돌입, 추가 수주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K-원전, 유럽 공략 본격화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일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수주로) 1천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강력한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중동·유럽·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해외 원전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이다.

현재 한수원은 내년 3월 본계약을 앞둔 체코 원전 외에도 폴란드‧루마니아‧네델란드, 한전은 UAE‧영국‧튀르키에‧남아공 등에서 활발한 수주 활동을 펴고 있다.

한수원은 폴란드에서 퐁트누프 원전 건설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3세대 가압경수로인 APR1400 2기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2년 10월엔 산업통상자원부가 폴란드 국유재산부와 '퐁트누프 원전 프로젝트'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같은 해 12월엔 한수원이 폴란드 측에 원전사업 기본계획을 제출하며 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네덜란드에서도 APR1400 2기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2022년 말 네덜란드 에너지부와 보르셀레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 계약을 체결한 뒤 오는 10월 말까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찰 개시 일정은 내년 3분기쯤으로 예상된다.

루마니아에서는 지난해 6월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 사업을 수주했고. 체르나보다 1호기의 계속운전을 위한 설비개선 사업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루마니아는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 재개를 추진하는 상황으로, 향후 사업 참여에 나설 계획이다.

◆중동·아프리카 시장도 공략

한전은 지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한 이후 중동 내에서 높은 신뢰도와 기술력 등을 인정받고 있다.

UAE 정부는 현재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두 번째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데, 사업 규모는 바라카 원전과 같은 노형인 APR1400 2~4기로 예상된다. 한전은 구체적인 입찰 일정 등이 나오는 대로 사업 수주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튀르키예에서도 APR1400 4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과 튀르키예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 본격적으로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 시작한 뒤 지난해 1월 튀르키예 측에 원전사업 예비제안서를 전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한전이 노리는 지역이다. 올해 1월 신규 원전 도입을 공식 선언한 남아공은 1250MW급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으로 신규 원전 입찰 안내서를 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영국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 2017년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영국 정부의 정책 변경과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인해 최종 계약에는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기존 원전 사업을 중단하고 신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전은 지난달 방한한 영국 원전 산업 대표단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전경.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전경. 연합뉴스

◆폴란드‧UAE 수주 기대

이 가운데 폴란드와 UAE가 수주 가능성이 높은 유망 지역으로 꼽힌다.

폴란드에서는 최근 정권 교체 이후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가 나오긴 하지만, 이번 체코 원전 수주가 마중물로 작용해 폴란드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원전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UAE도 신규 원전 건설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국가인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마드 알카비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UAE 대표는 지난 17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기존 원전을 건설한 한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든 잠재적 입찰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정책적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UAE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밖에도 원자력 개발을 제한하는 법을 폐지하고 오는 2045년까지 10기 규모의 원전 개발 로드맵을 마련한 스웨덴도 노려볼 만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직 스웨덴 측의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유럽 시장의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게 원전업계 분위기다.

오는 10월 타당성 조사를 마칠 예정인 네덜란드 원전 사업도 가능성이 유망하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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