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 선수들이 피스트(펜싱 무대) 위에 섰다. 시종 일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 펼쳐졌다. 한 걸음만 더 가면 금메달. 하지만 그 한 걸음을 더 딛기가 힘들었다. 경기 후반 상대를 떨쳐내는 듯했으나 개인전 동메달리스트인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 올하 하를란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국이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단체전 중 가장 기대치가 낮았는데 패기를 앞세워 당당히 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은혜(인천 중구청)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날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42대45로 역전패, 시상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자리에 섰다. 윤지수 외엔 모두 올림픽에 처음 참가했는데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예상을 깨고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은메달은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역대 최고 성적.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게 종전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세계랭킹 1위인 홈팀 프랑스를 준결승에서 누른 기세를 살려 금메달을 노렸으나 우크라이나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 펜싱이 이번 대회에서 거둔 최종 성적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오상욱(대전시청)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따고, 남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건져 올렸다. 이어 여자 사브르 단체전이 은메달을 보탰다. 펜싱에서 나온 메달 3개를 사브르가 모두 책임진 셈이다.
한국은 이날 준결승에서 프랑스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마농 아피티-브뤼네)와 은메달리스트(사라 발제)를 보유한 프랑스는 세계 최강.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홈팀을 45대36으로 제치는 이변을 연출하며 사상 첫 결승행에 성공했다.
결승 상대도 쉽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 사브르 강국. 첫 주자 전은혜가 하를란에 3대5로 밀렸으나 전하영이 두 번째로 피스트에 올라 전세를 뒤집으며 승부를 접전으로 몰고 갔다. 8라운드까지 40대37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9라운드에서 하를란에 밀려 아쉽게 역전패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이날 우승으로 파리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선 일본이 프랑스를 45대40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챙겼다. 파리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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