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보복 공격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르면 5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과 영국은 레바논에 있는 자국 국민들에게 레바논을 떠날 것을 급하게 요청했다.
◆불안한 이스라엘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벌이는 가자지구 전쟁의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에서는 조만간 있을지 모를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주민들에게 주택 내 안전한 대피 공간(안전실)에 음식과 물을 준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구급대원들은 전면전 발생을 가정한 비상 훈련을 실시했다. 레바논과의 국경에서 가까운 이스라엘 북부의 의료센터들은 환자들을 지하 보호 병동으로 옮길 준비를 갖췄다.
하마스와 휴전에 곧 합의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스라엘 일각의 기대는 하니예 암살 사건 등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이 10개월 가까이 이어지자 이스라엘 국민들은 '전시 일상'에 적응하면서도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스라엘 북부와 남부 국경에 있는 수만명은 피란을 떠나야 했다.
헤즈볼라가 로켓 공격을 수시로 감행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도시에서는 약 6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미국, 영국 "자국민 레바논 떠나라"
미국과 영국도 레바논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에게 "즉시 레바논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영국 BBC 방송,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확보할 수 있는 모든 항공편을 이용해 즉시 레바논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대사관은 여러 항공사가 레바논으로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취소했고 많은 항공편이 매진됐지만 "레바논을 떠나는 상업용 교통은 여전히 이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사관은 레바논에 머물기로 했다면 '비상계획'을 준비하고 "장기간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국 외교부도 이날 성명에서 자국민에게 지금 당장 레바논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영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륙함 RFA 카디건 베이와 HMS 던컨을 동부 지중해로 보냈으며, 공군은 수송 헬리콥터를 대기시킨 상태다.
스웨덴은 이날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을 일시적으로 폐쇄했고, 프랑스는 이란 영공의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란 방문자는 최대한 빨리 이란을 떠나라고 강조했다.
폴란드도 레바논, 이스라엘, 이란으로 여행할 것을 당부했다.
하마스의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안방 테헤란에서 암살되는 수모를 당한 이란은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 중동 사령관 현지 도착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사령관이 중동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악시오스는 3일 미국 중부사령부를 지휘하는 마이클 에릭 쿠릴라 대장이 중동에 도착했다고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을 살해한 뒤 역내 긴장이 현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전격 방문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이 영토 내 귀빈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공격의 파괴력을 키울 방안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비롯한 역내 대리세력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최고위급 간부를 공습으로 살해하자 따로 보복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쿠릴라 사령관은 이번 방문을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방어한 것과 같은 공조를 끌어내는 데 활용할 것으로 미 당국자는 예상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동향에 따라 전날 중동 지역에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 전투기 등을 추가로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복 방식을 저울질하는 이란 측이 미군의 전력 증강 소식에 영향을 받아 행동을 자제하도록 하려는 억제의 의도가 있었다고 미국 당국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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