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19주 연속 상승세에다 상승 폭도 계속 커지면서 5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한 차례도 오른 적이 없는 비수도권 아파트값은 여전히 하락세다. 서울이 올 들어 1.51% 누적(累積) 상승률을 보인 것과 달리 대구(-2.96%)는 누적 하락률을 키우고 있다. 서울 아파트 열기는 경매(競賣) 시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달 낙찰(落札)된 서울 아파트 129가구 중 27가구(20.9%)의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뜻인데, 부동산 시장 활황의 시작이다.
반면 비수도권 부동산은 처참(悽慘)하다. 평균 낙찰가율이 94%에 육박하는 서울과 달리 부산(78.1%), 광주(84.0%), 대구(84.5%), 대전(86.1%) 등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친다. 석 달간 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대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6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3개월 이상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임의경매에 넘어가는 부동산은 2년째 급증세다. 지난 7월 전국 부동산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1만3천631건으로, 2013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다. 올 상반기 대구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의 임의경매 신청 건수도 1천919건으로 2021년 상반기에 비해 3배 넘게 폭증했다.
정부는 15일 이전에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공급 위주 정책이 유력하다. 비수도권 부동산 활성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汚名)까지 뒤집어쓴 대구를 포함해 고사(枯死) 위기에 처한 지방 부동산을 살릴 특단의 유인책(誘引策)이 필요하다. 아파트뿐 아니라 빌라, 오피스텔 등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편도 절실하다. 서울 주택 공급 확대 위주의 대책은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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