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교권 침해로 학교 떠나는 교사 급증, 이대로 둬선 안 된다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명예퇴직은 물론 젊은 교사들의 의원면직(依願免職)도 증가세를 보인다. '교직 탈출은 지능순'이란 자조(自嘲)까지 나온다.

지난 학년도(2023년 3월~2024년 2월)에 퇴직한 10년 차 미만 초·중·고 교사는 576명이다. 교단을 떠난 젊은 교사 수는 2020년 448명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세다. 명예퇴직 교사들도 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의 경우 올해 2월을 포함해 8월에 명퇴(名退)하는 교원은 451명이다. 이는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최근 대구교사노조의 현직 교사 설문조사 결과, 70%가 '교직에서 다른 곳으로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조기(早期) 퇴직 교원이 급증하는 데는 학생·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교권 추락 탓이 크다. 지난해 서이초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학부모 갑질, 욕설과 폭행 등에 시달려 온 교사들이 거리에서 교권 침해를 규탄했다. 급기야 교육당국은 교권 보호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교사들의 체감 온도는 낮다. 교원단체총연합회가 유치원과 초·중·고 교원 4천2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이초 사건이 교권 보호 개선에 기여했다는 응답은 11.6%에 불과했다.

교사들의 조기 퇴직 증가는 공교육 부실로 이어진다. 예비 교사 양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교사들의 중도 이탈을 방치해선 안 될 이유다. 교사들의 가장 큰 불안은 '정당한 학생 지도'가 '정서적 아동학대'로 매도되는 일이다. 정서적 아동학대 요건을 구체화하고, 수업을 방해한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재를 법제화해야 한다. 학생 인권 못지않게 교권과 타인의 수업권(受業權)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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