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철미(북한) 선수가 '파이팅 하라'고 해서 저도 같이 힘내라고 했어요."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동메달을 선사했다.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던 북한 복싱 영웅 방철미(29) 역시 결승 문턱에서 좌절,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임애지와 나란히 시상대에 섰다.
임애지는 5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대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이 종목에선 준결승에서 지면 따로 3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는다.
임애지는 준결승에 올라 한국 여자 복싱 선수 가운데 최초 올림픽 메달을 확보했으나 결승에 오르진 못했다. 그래도 한국 복싱에서 남녀 통틀어 2012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나온 올림픽 메달이어서 충분히 값졌다.
경기 후 임애지는 "결과가 아쉽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다음에는 그 선수가 나랑 만나기 싫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며 "관중들이 내 이름을 불러주니 짜릿했다. 내 가능성을 본 무대였다"고 했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북한의 방철미도 준결승에 올랐으나 임애지에 앞서 창위안(중국)에게 판정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방철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체급 16강전에서 임애지와 맞선 상대. 당시엔 임애지가 패했고, 방철미는 결승에서 창위안을 꺾으며 금메달을 따냈다.
북한 선수단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국과 엮이는 걸 피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선 한국 선수와 안부를 주고받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준결승전을 치른 뒤 임애지도 앞서 방철미와 간단히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임애지는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만나 서로 힘내라고 했다.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져버렸다"며 "방철미 선수가 준결승에서 졌다는 소식을 듣고 시상대에 나란히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다"고 했다.
이날 임애지가 상대한 아크바시는 2022년 국제복싱협회(IBA)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키가 더 큰 아크바시를 상대로 임애지가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1, 2라운드에서 밀렸던 임애지는 3라운드에서 공세를 이어갔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파리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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