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 종목 석권' 한국 양궁을 있게 한 힘은?

등록 실업 선수만 404명…두터운 선수층으로 세계 최강 실력 유지
협회와 현재차의 물밑 지원도 한 몫…올림픽 경기장 완벽 재현해 연습

[그래픽] 한국 양궁 하계올림픽 40년 기록. 연합뉴스
[그래픽] 한국 양궁 하계올림픽 40년 기록.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번째)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후 현대차그룹 김걸 사장(오른쪽 두 번째)과 양궁 국가대표 남수현·전훈영·임시현, 양창훈 감독, 김문정(왼쪽 첫 번째) 코치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세번째)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후 현대차그룹 김걸 사장(오른쪽 두 번째)과 양궁 국가대표 남수현·전훈영·임시현, 양창훈 감독, 김문정(왼쪽 첫 번째) 코치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양궁이 기어코 전 종목 석권을 해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양궁에서 결국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쓸어담았다.

앞서 양궁 대표팀은 ▷남자 단체전 ▷여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날 김우진(청주시청)이 마지막 5번째 금메달까지 챙겼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한국은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양궁에서 전 종목 석권을 했지만, 당시는 혼성 단체전 도입 전이어서 양궁에 걸린 금메달이 4개였다. 이번에 금메달 5개 싹쓸이는 기대 이상의 대성과다. 애초 대한양궁협회는 3개 정도의 금메달을 예상했다.

이처럼 한국 양궁이 '넘사벽'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는 무엇보다 한국 양궁 특유의 두꺼운 선수층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올해 등록한 실업 양궁 선수는 404명이다. 이렇게 풍부한 선수 자원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번에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과 맞대결한 '미국 에이스' 브레이디 엘리슨은 "(한국은 많은 선수가) 궁사로 훈련받은 상태에서 대학교에 들어가고, 양궁이 직업인 선수가 많다"면서 "미국에서는 내가 활쏘기로 밥벌이하는 유일한 궁수"라고 말했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에서 이토록 빼어난 성과를 낼 수 있는 밑바탕에는 양궁 실업팀을 운영하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있는 셈이다.

대한양궁협회의 현미경식 지원도 톡톡히 한 몫했다. 협회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2020 도쿄 올림픽 때처럼 진천선수촌에 앵발리드 양궁 경기장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세트'를 설치, 이번 올림픽 경기장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간판, 대형 전광판 등 구조물과 경기장 내부 구조는 물론, 장내 아나운서 코멘트, 관중의 환호성 및 소음까지 현장감을 그대로 살려 선수들이 마치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듯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회장사인 현대자동차가 양궁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을 개발해 선수들이 실전 훈련하도록 지원한 것도 주효했다.

협회는 파리 현장에서 도착해서도 선수 지원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도움을 받아 프랑스 근교 일드프랑스에 있는 140년 전통의 종합 스포츠클럽 '스타드 프랑쉐'를 대회 기간 통째로 빌렸다. 이곳에서 선수들은 편한 마음으로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

또 선수들이 경기 사이에 푹 쉴 수 있도록 앵발리드에서 2분 거리에 있는 호텔에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방 6개에 더해 2층 라운지를 통째로 빌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파리 현지로 직접 가서 시간을 쪼개 선수 지원 시설들을 둘러보며 동선 등에 문제점은 없는지 직접 체크도 하면서 지원에 온 힘을 쏟은 것도 이번 양궁 대표팀 선전에 큰 힘이 되었다는 협회 측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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