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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요금 상승에 더 힘든 자영업자들…"공공요금 더 오를까 무서워요"

대구 시내 한 식당이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시내 한 식당이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매출은 안 오르는 데 낼 돈만 많아지네요. 다음 달 가스비는 어떻게 낼지 걱정입니다."

12일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한 한식당 주인 김모(40) 씨는 "매출은 6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인데 가뜩이나 높은 물가가 더 오르면서 부담만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 요금이 오르고 나면 꼭 다른 물가도 함께 올랐다. 이런 현상은 한두 번 본 게 아니다"며 "이러다가 직원들을 다 내보내고 혼자 일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17년간 불고기 식당을 운영해 온 주인 이모(60) 씨는 "테이블마다 가스를 사용하는데 가스 부담이 더 커진 데다, 손님이 없어도 에어컨을 틀어 놔야 하다 보니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이제 더 이상 인건비를 줄이기도 힘들어 문을 닫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되자 영세 자영업자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원가 이하에 가스를 공급하면서 악화한 한국가스공사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지만, 자칫 물가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자영업자들은 이미 오를 만큼 오른 물가와 인건비 부담에 허덕이는 데다, 소비 침체로 매출마저 급락하면서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낸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일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다. 민수용 도시가스는 영업용과 주택용으로 나뉜다. 우선 영업용 요금은 MJ당 21.3092원에서 6.10% 오른 22.6104원이다. 영업용은 음식점업과 구내식당, 미용업, 숙박업 등에 공급하는 도시가스이다. 주택용(취사용·개별난방) 도시가스 요금은 MJ당 22.0950원에서 6.40% 인상한 23.5050원에 판매 중이다. 대구 지역은 지난 7월에도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1%대로 인상한 바 있다.

이처럼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된 이유는 한국가스공사의 막대한 적자 때문이다. 정부가 하반기 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은 물론, 전력 비용 등 공공요금 인상 카드도 만지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우려는 더 깊어진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가스요금 인상을 앞두고 "이번 인상으로 충분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추가 인상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에너지 위기로 원가 이하에 전기를 공급해 재무 위기에 처했다. 안 장관은 이날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하절기에 요금을 올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절기가 지나고 나서 적절한 시점과 인상 수준을 협의해 하반기에 (요금 인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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