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전쟁 불사" vs 이스라엘 "선제 타격"…48시간 내 공격 가능

싱크탱크, 이란 공격 시나리오 분석…"방공망 교란으로 타격 극대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사파디 장관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공식 방문한 요르단 고위 관리다. [이란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사파디 장관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을 공식 방문한 요르단 고위 관리다. [이란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을 둘러싸고 이란 측은 전쟁 불사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은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란 "중동 전쟁 상관없다"

이란은 전쟁 불사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주변 아랍국가들로부터 이스라엘 상대 보복 공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부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은 보복 대응을 만류하는 주변 아랍국들의 요청을 이란이 묵살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지난 3일 아랍국가 외교관들에게 이러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이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내 대표적 친(親)서방 국가인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은 4일 이란을 방문해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과 회담하고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고 로이터·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하니예 암살이 "대응 없이 지나갈 수 없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중대한 실수"라며 보복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이란 국영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도 유럽과 다른 협력국 정부에 확전 방지 메시지를 이란 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우선 이란의 공습이 지난 4월 이스라엘 공습보다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지만, 발사체의 99%가 이스라엘과 미국에 격추됐다.

이란은 이번 공격에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발사체의 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이란의 영향권에 있는 이라크 민병대 등 '저항의 축'의 자원까지 총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스라엘과 가까운 레바논이나 시리아, 이라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이나 드론은 이스라엘 방공망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내 공격 목표물의 수도 늘릴 수 있다.

ISW는 레바논과 예멘, 이라크가 한 군데의 표적에 집중하고, 이란이 더 다양한 표적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미군을 동시에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 "선제공격 검토"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일(현지시간) 밤 안보 기관 책임자들과 이란의 보복 공격 대비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억제적 수단'으로 이란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다만 안보 책임자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는 명백한 정보가 확인된 경우에만 선제 타격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란과 그 하수인들은 테러로 우리를 둘러싸고 목을 조르려고 한다"며 "우리는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든 전선과 모든 영역에서 그들에 저항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가자지구, 예멘, 베이루트 등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장거리 공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도 이란의 보복 방식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아직 최종 보복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며, 헤즈볼라를 비롯한 대리 세력과 조율도 마치지 못한 것으로 믿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이 300여기의 드론과 순항, 탄도 미사일 등을 동원한 지난 4월과 유사하다면 대응이 수월하고, 같은 형태로 범위만 넓어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란의 보복이 임박함에 따라 국가안보팀과 중동정세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한다. 미국 정부는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이 같은 동향을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통보했다.

악시오스는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정확한 공격 시점을 알지 못하지만 이르면 24∼48시간 안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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