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비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공무원 임용 시험에서 응시자의 거주지 제한 요건을 전면 폐지한 것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는 개방성 강화는 물론 우수인력 유입이라는 효과를 줄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대구 수험생들 사이에서 우려 목소리도 나오면서 거주지 제한 폐지가 미칠 영향의 득실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대구시는 최근 제3회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 응시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3명 선발에 1천331명이 지원, 평균 10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쟁률 58.5대 1 대비 1.7배 상승한 수준으로, 지역 외 응시자는 379명(전체의 28.5%)이다. 거주지 제한 폐지에 따라 전국 응시자가 몰려 경쟁률이 급증한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그러나 공직 폐쇄성 극복과 내부 역량 강화, 수도권 인구 유입이라는 긍정적 기대도 나오는 한편 정책 추진에 있어선 지역 이해도와 수용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경쟁률이 작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하자 대구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박탈감과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수험생 오 모(31)씨는 "시험을 오래 준비할수록 경쟁률에 민감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지방직은 대구만 근무하기 때문에 유입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대구에서 계속 살던 대구청년들을 왜 고통받게 하는지, 지역민 가산점 등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수험생 입장은 다를 것"이라며 "경쟁률이 높아지면 중상위권 사람들은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중앙정부에서는 지역 내 공직 유입 활성화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효과나 부작용을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직 인력이 한정적이라는 판단도 있었던 것 같다"며 "거주지 요건은 지역 우선 채용 측면이 크지만, 임용권자인 기관장이 판단할 사항이라 선택적인 영역"이라고 밝혔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도 "국가직은 거주지 제한이 크게 없으나 지방공무원은 소재 지역에서의 원활한 인재 채용과 지역균형 차원에서 고려되는 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거주지 제한이 규제일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문을 열어놔야 하는 게 대원칙"이라면서도 "지역 일자리가 축소된 상황에 기회의 구조가 수도권으로 더 기울 수 있다. 지역 청년들이 지역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줄면 수도권으로 다른 형태의 일자리를 찾게 되는 선택지도 고려하게 되는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거주지 제한으로 인한 부작용과 개선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섭 대구시 행정국장은 "거주지 제한이 불합리한 측면도 굉장히 많아 편법으로 주소를 옮기는 경우도 적잖았던 것"이라며 "역외 응시자 절반가량이 경북에 주소를 둔 응시자로, 완전히 연고가 없는 사람들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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