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백인 권준 선생 명예 선양 방안

김태열 영남이공대 교수(한국보훈포럼 회장)

김태열 영남이공대 교수·한국보훈포럼 회장
김태열 영남이공대 교수·한국보훈포럼 회장

제79회 광복절이다. 보훈학술적 관점에서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 중 높이 평가하는 대표적인 독립유공자를 소개하자면 백인 권준 선생이다. 국가보훈부 공훈록을 살펴보면 백인 선생은 1895년 5월 2일 경상북도 상주군 함창면 척동리에서 태어났다. 1917년 광복회 조직에 참여하여 격렬한 항일 투쟁을 전개하다가 만주로 망명, 1921년 북경에서 의열단을 조직하고 군자금 조달, 폭탄 제조 임무를 맡아 종로서, 총독부 등의 폭탄 투척 등을 적극 지원했다.

1926년에는 황포 군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수료하고 북벌전에 참전하여 활약했고, 1944년 대한민국임시정부 활동에 합류해 내무부 차장으로 활동하다가 광복을 맞이했다. 1945년 광복 직후 광복군 5지대장에 임명돼 혼란기 중국 사회에서 동포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진력했다. 이후 국군에 참여해 1949년 7월 초대 수도경비사령관, 한국전쟁 참전, 대구경북을 방위하는 육군 초대 50사단장 등을 역임하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1968년 건국훈장 3등급인 독립장을 추서했다.

권준 선생의 경우 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인물임에도 업적에 비해 서훈 등급이 낮게 책정돼 있어 이에 대한 논리적 근거 및 명예 선양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보훈학술적 관점에서 서훈의 재평가가 시급하다.

서훈 등급과 관련한 공적 심사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독립운동 단체에서의 지위와 역할, 독립운동의 참여 정도, 독립운동 활동 기간 등이 주요 심사 기준으로 작용하는데 이 기준에 근거해 권준 선생의 활동 기간은 1917년 광복회 조직에 참여해 1945년 광복까지 총 28년을 격렬한 항일 투쟁에 직접 참여한 인물이다.

특히, 활동 기간의 경우 건국훈장 1·2등급의 경우 8년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보다 훨씬 넘어 객관적으로도 많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독립운동 단체에서의 지위는 1944년 임시정부 내무부 차관을 역임해 종합적으로 이를 고려한 서훈 등급은 현행 3등급에서 2등급 서훈에 적합한 인물이다.

둘째, 현행 독립유공자 서훈 등급 배분 재조정이 필요하다.

2024년 3월 말 기준 독립유공자 훈격별 국가보훈부 자료에 의하면 전체 1만8천18명으로 건국훈장의 경우 대한민국장 33명(0.18%), 대통령장 90명(0.50%), 독립장 822명(4.56%), 애국장 4천491명(25%), 애족장 6천302명(35%)으로 전체 60%가 하위 등급에 집중해 있다. 국가보훈부에서는 향후 전문가 연구용역을 통해 등급 간 배분 재조정, 즉 1등급 1%, 2등급 2%, 3등급 7%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셋째, 중등 역사 교과서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 게재가 필요하다.

경상도 이원춘·이만준 부자, 서울·경기 지역 이헌경·민제호·민필호 모자, 호남 노석정·양한묵, 충청도 민종식·이종일, 강원도 강민형·권치봉, 제주도 강기찬·고병희 선생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에 대해 보훈교육적 측면에서 전문가의 의견 및 필요한 절차를 거쳐 교과서 게재가 필요하다.

넷째, 생가 복원 및 기념관 설립이 시급하다.

현재 권준 선생의 경우 생가 원형이 보존돼 있지 않아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2026년까지 생가 복원이 필요하다. 특히 중장기적 계획 수립으로 기념관을 설립해 독립유공자에 대한 존경심 함양과 보훈 문화를 확산하고자 상주시는 늦어도 2028년에 준공할 수 있도록 연구용역 및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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