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위기 임산부 돕는 '1308' 전화 상담

이윤숙 가톨릭푸름터 원장

이윤숙 가톨릭푸름터 원장
이윤숙 가톨릭푸름터 원장

2023년 6월 경기도 수원시 영아 유기 사건 이후 출생 미등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영아 출생 미신고와 유기, 사망 사건이 전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면서 다양한 이유로 출생신고가 누락된 사례가 발견됐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관련 법률을 재개정하면서 7월 19일 '위기 임신 및 보호 출산 지원과 아동보호에 관한 특별법'인 위기 임신 보호 출산법이 시행됐다. 위기 임신 보호 출산법에 따른 지역 상담기관도 지정돼 전국 16개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다.

출생통보제는 부모 등 보호자에게만 부여됐던 출생신고 의무를 확장해 의료기관이 출생 사실을 국가에 통보하도록 한 제도로 출산 사실을 빠짐없이 등록해 아동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고, 미등록 아동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보호출산제는 위기 임신부를 지원하고 생모가 원할 때는 가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위기 상황에 있는 임신부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도우며 출생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는 출산을 장려하며 어려움에 처한 임신부와 태아를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귀한 생명을 살리는 마지막 수단인 보호출산제를 통해 산모가 출생아를 원가족에서 양육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상담기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보호출산제가 산모와 출생아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기 위해선 충분한 사회적 지원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법적으로 모순과 논란이 많을 것이기에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7월 19일 시행과 함께 위기 임산부 전용 상담 전화 '1308'이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발신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지역 상담기관에서 상담을 하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긴급 출동, 상담 등 위기 임산부를 위한 긴급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제도와 관련된 의료계의 협조와 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일들로, 곧 건강한 출산으로 이어져 원가족 양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다. 이 모든 제도에 앞서 출생아의 생명을 살리고 보호할 수 있다는 것, 생명을 보호한다는 것에 가치를 두고 함께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야 하겠다.

대구에서는 가톨릭푸름터가 위기 임신 지역 상담기관으로 지정돼 위기 임산부와 태아, 출생아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귀한 일을 하게 됐다. 가톨릭푸름터는 지역 상담기관으로 지정되기 전에도 출산 지원시설로서 지자체와 협력을 해 왔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로 희생되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예기치 않은 임신과 준비되지 않은 출산으로 위기에 처한 임신부와 태아, 출생아를 돕는 일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 상담기관으로서 위기의 임산부들을 돕고, 다양한 정보 안내와 서비스 연계를 통해 안전한 출산과 양육 환경을 보장하고, 원가족 양육을 위한 지원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

지역 상담기관의 존재 이유는 위기 임신부의 안전한 출산, 상담을 통한 원가족 양육, 모자의 건강 보호와 모성애의 가치 보존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이 있어야 권리도 주장할 수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로 시작할 수는 없다. 향후 시행을 통해 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며, 가톨릭푸름터는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위기 임산부와 아이를 살리는 상담 전화 "1308"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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