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식 공산 독재 "소수민족 예술도 공산당 정체성에 초점 맞춰라"

시진핑 집권 후 '민족 통합' 중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강조
판웨 주임 “소수민족 예술도 중화민족 정체성에 기여해야”

시진핑 국가주석의 티베트 방문 때 모습. 연합뉴스
시진핑 국가주석의 티베트 방문 때 모습. 연합뉴스

중국이 소수 민족의 예술조차도 다양성을 부정하고, 공산당 정체성에 맞추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는 시진핑 집권 이후 국가 통합을 중시하며, 안팎으로 계속되는 위기 속 내부 단속과 체제 강화의 측면이 강하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민족사무위원회의 판웨(潘岳) 주임(장관급)은 지난달 소수민족 문학상 시상식 연설에서 일부 작품의 경우 민족 정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공산당 정책에 따라 중국 내 소수민족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출범한 국무원 산하 부처 국가민족사무위 주임의 이런 발언은 해당 기관 존재 취지와는 배치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판 주임은 티베트 불교의 종교적 신앙이 순례에 나선 티베트 목동들의 물질·정신 세계를 어떻게 형성하는 지를 다룬 영화를 사례로 들면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목동들은 공산당이 순례길을 건설하고 포탈라궁과 수천개의 사찰을 수리했으며, 티베트 불교 경전을 편찬한 사실을 몰랐나"라고 반문하며, "영적인 세계에만 초점을 맞췄고, 그 지역의 인프라를 공산당이 건설한 공로는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런 언급에 비춰볼 때, 해당 영화는 한족인 장양 감독이 티베트어로 제작한 '영혼의 순례길'(Paths of the soul)이라고 SCMP는 전했다. 판 주임은 특히 "소수 민족 문학 작품을 평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중국 민족의 공동체 의식 강화에 기여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한족 이외에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에선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소수민족에 대한 홀대로 한족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현재 한족 비율은 92%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판 주임을 편집장으로 중국 학자 10명이 나서 지난 3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에 초점을 맞춰 민족 통합을 강조한 '중국 국가를 위한 공동체 입문'을 발간했으며, 이는 중국 내 대학 필수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은 시 주석이 중국의 민족 통합정책을 강조하면서 2014년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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