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레슬링, 도쿄 이어 노메달?…'영광의 날' 돌아올까

이승찬과 김승준, 각 체급 세계 1위에 나란히 완패
세계의 벽 실감, 김승준은 "약하니까 침체기" 토로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kg급 패자부활전에 출전한 한국 이승찬이 이란 아민 미르자자데와 실력을 겨루고 있다.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kg급 패자부활전에 출전한 한국 이승찬이 이란 아민 미르자자데와 실력을 겨루고 있다. 연합뉴스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패자부활전에 출전한 한국 이승찬이 이란 아민 미르자자데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패자부활전에 출전한 한국 이승찬이 이란 아민 미르자자데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은 무상하고 영광은 옛말이 됐다. 한국의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다가 부진에 빠진 레슬링이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재기의 싹을 틔우지 못했다. 남자 레슬링에 2명이 출전했으나 각 체급 최강의 상대를 만나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다.

이승찬은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30㎏급 경기에 출전해 세계랭킹 1위인 아민 미르자자데(이란)에 패했다. 97㎏급 김승준도 이날 같은 곳에서 이 체급 세계 1위인 아르투르 알렉사니안(아르메니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승찬은 앞서 16강전에 나섰으나 '지구 최강'으로 불리는 미하인 로페스에게 0대7로 지면서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났다. 로페스는 2008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 4연패를 달성한 괴물. 패자부활전 상대도 버거웠다. 미르자자데는 1번 시드를 받은 강자. 고전 끝에 이승찬은 0대9로 완패했다.

한국의 이승찬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패자부활전에 출전했으나 이란의 아민 미르자자데에게 패했다. 연합뉴스
한국의 이승찬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패자부활전에 출전했으나 이란의 아민 미르자자데에게 패했다. 연합뉴스

김승준도 금메달 후보인 알렉사니안에게 0대9로 졌다. 그레코로만 경기는 8점 이상 점수 차가 벌어지면 '테크니컬 폴'이 선언돼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 초반 잘 버티나 싶던 김승준은 패시브 경고를 받아 뒤에서 공격을 받는 파테르 상황에 몰린 뒤 연거푸 옆돌리기에 당하면서 순식간에 9점을 잃었다.

레슬링은 유도와 함께 양궁과 태권도에 이어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종목. 모두 36개의 메달을 건져 올렸는데 이 중 11개가 금메달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2020 도쿄 대회에서 49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 2개에 머물렀다.

한국의 김승준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16강전에 출전했으나 아르메니아의 아르투르 알렉사니안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김승준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16강전에 출전했으나 아르메니아의 아르투르 알렉사니안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간판이라 내세울 만한 선수도 없다. 2012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현우와 2017 세계선수권 우승자 류한수 등 베테랑에게 의존했는데 이젠 그들에게 기대기도 어렵다. 김현우는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류한수는 은퇴를 고민 중이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레슬링 선수도 3명 뿐이다. 남자 레슬링에서 김승준과 이승찬, 여자 자유형 62㎏급에서 이한빛이 출전했다. 올림픽 출전권도 힘겹게 따낸 터라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갔다.

한국의 김승준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16강전에 출전해 아르메니아의 아르투르 알렉사니안과 실력을 겨루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김승준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16강전에 출전해 아르메니아의 아르투르 알렉사니안과 실력을 겨루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이승찬은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쉽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게 내 실력이다. 묵묵하고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승준은 "이게 딱 한국 레슬링의 현실이다. 약하니까 침체기"라며 "상대가 세계 1위여서 겁을 먹었다. 비겁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다만 짐을 싸게 된 이승찬과 달리 김승준은 한 번 더 기회를 얻었다. 알렉사니안이 8강, 4강까지 뚫고 결승에 오른 덕분이다. 김승준은 8일 패자부활전에서 루스탐 아사칼로프(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 여기서 이기면 동메달 결정전에 나갈 수 있다.

파리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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