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이 원로작가 회고전 '곽훈: 선험의 전이'를 오는 13일부터 1~5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008년부터 대구 화단의 발전에 기여한 원로작가를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회고전을 매년 열어왔다.
올해는 50여 년간 한국적인 정서와 불교 등 동양 철학을 근간으로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성과 매체를 다루며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한 곽훈 작가를 선정했다.
곽훈 작가는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나 196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의 창립 멤버이자 한국 실험미술 1세대다.
그는 1970년 첫 개인전을 서울 신문회관에서 열었으나 1975년 돌연 미국으로 이주한 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에서 수학했다. 1981년 LA시립미술관에서 신인 작가들을 소개하는 '신진 1981(Newcomers,81)'를 통해 미국 화단에 데뷔했으며 이후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첫 개관 때 대규모 설치 및 퍼포먼스 작품인 '겁/소리-마르코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세계에서 먼저 작품을 인정 받은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까지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2021년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고, 지난 4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30주년 기념특별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정체성과 근원적 성찰이 담긴 작가의 화업이 자연스럽게 축적되고 전이되는 과정들에 주목했다. 우리가 각자 지니고 태어난 본연의 원초적인 의식, 즉 '선험'적인 것이 작업으로 '전이'되는 그의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작업 주제에 따라 4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한국적 정서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이 담긴 소재로 우리나라 조선시대 도공들이 만들었던 '찻잔(Teabowl)' 시리즈 ▷동양예술의 성립 요소인 기(氣)를 예술화한 '기' 시리즈 ▷인간의 생성과 소멸의 반복적 흐름을 시각화한 '겁(Kalpa), 겁/소리' 시리즈 ▷고래를 간절하게 염원하던 조상들의 샤머니즘적 믿음을 형상화한 '할라잇(Halaayt)' 시리즈 등이 전시된다.
특히 이전에 거의 공개된 바 없는 1970~80년대 평면 작품들과 '페루' 연작을 볼 수 있으며, 대형 창호지 설치 작업 '2250m depth'가 새롭게 공개된다.
별도의 영상 공간에서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짐작해볼 수 있는 인터뷰 영상과 함께, 작가가 1970년 신문회관에서 발표했던 전자사운드 작업의 촬영본을 복원해 선보인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곽훈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심도 있게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또한 그의 작품에서 인류의 원초적 보편성과 민족적 정체성을 함께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6일까지 이어지며, 다음 달 중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053-430-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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