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진청, 세계 최초 돼지 임신 판독 AI 기술 개발

비전문가도 초음파 영상 10초로 임신 확인…정확도 95%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활용 돼지 임신 판정 기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활용 돼지 임신 판정 기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숙련 기술을 갖춘 전문가가 하던 어미돼지 임신 판정을 비전문가도 비교적 쉽게 할 길이 열렸다.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판별해주는 기술을 개발한 것.

7일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AI 기술을 활용해 비전문가도 빠르고 정확하게 어미돼지 임신 여부를 판정하는 'AI 활용 돼지 임신 판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돼지 임신 여부는 인공수정 후 21일령부터 어미돼지 행동을 관찰하고 태낭(아기주머니)이 잘 보이는 25일령 이후 자궁 초음파 영상을 판독해 확인한다. 이 같은 초음파 영상 판독은 숙련도에 따라 임신 판정 정확도나 시기가 달라질 수 있어 전문인력이 부족한 양돈 농가에서는 애를 먹었다.

이에 연구진은 20만 화소 이상 고화질(5㎒) 자궁 초음파 영상 정보를 수집해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연산 방식(알고리즘)을 적용한 AI 모델을 만들었다. 아울러 양돈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저화질(3㎒) 자궁 초음파 영상 23만점을 수집해 저화질 영상을 개선하고, AI 모델을 학습시켜 농가 보급형 돼지 임신 판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초음파 장비로 어미돼지 복부 초음파 영상을 10초 이상 찍은 다음, 프로그램을 작동하면 임신 여부를 자동으로 판정해 알려준다. 농진청은 인공수정 이후 18∼21일은 88.4%, 22∼25일은 95.7%의 판정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영농후계자, 외국인 근로자 등 비전문가도 돼지 임신 여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잦은 인력 교체나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업무 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모돈 사육 마릿수 90만 마리 기준으로 연간 약 33억원의 임금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임신 판정 시기가 빨라지면 그만큼 임신한 돼지의 건강관리 기간이 늘어나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인공수정 후 21일령 조기 임신 판정 기술 활용을 통해 비생산일수(어미돼지가 임신 및 새끼에게 젖을 먹이지 않은 채로 있는 기간의 총합)를 줄임으로써 연간 사료비 약 85억원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증에 참여한 경기도 연천의 이창번 디디팜 대표는 "자궁 초음파 영상을 판독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는데, 이 기술은 쉽고 안정적으로 임신 판정이 가능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농진청은 이 기술에 3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 이전할 계획이다. 또 이 모형을 고도화해 돼지의 발정주기 이전 시점인 임신 18∼21일령에 95% 이상의 판정 정확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임기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임신 판정 외에도 어미 돼지 체형관리, 아기 돼지 위험 감지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생산성을 높이고 사육 비용은 줄일 수 있는 스마트팜 기술을 확대해 양돈농가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은 7일
농촌진흥청은 7일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활용 돼지 임신 판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어미돼지 임신판정을 위해 초음파 촬영을 진행하는 모습. 2024.8.7. 농촌진흥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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