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상혁 높이뛰기 중계, 태권도·탁구에 밀릴까? '항저우AG 땐 축구 4강 탓 방송 끊어'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3 1차 시기 바를 넘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3 1차 시기 바를 넘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29 1차 시기 바를 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29 1차 시기 바를 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이 7일 오후 5시 5분(한국시간 기준)부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우상혁은 앞서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에서 4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각종 선수권대회에서 우승도 곧잘 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고,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땐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바르심에 아깝게 가로막혀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결과'는 물론 '과정'으로도 국민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여기서 과정이란 높이뛰기 시도 내내 '활짝'이라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웃음을 짓고 스스로 힘껏 포효하고 관중들에겐 응원도 유도한 모습을 가리킨다. 당시 국군체육부대(상무 육상단) 소속이라 얼굴에서 이내 웃음을 지우고 거수경례를 하던 모습도 '반전매력'으로 화제가 됐다.

이런 과정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우상혁의 경기 중계 그 자체를 즐기는 국민들이 꽤 많아진 상황. 스포츠가 각본 없는 드라마라면 우상혁의 경기는 잘 만든 한 편의 1인극 모노드라마이고, 후속편을 계속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에 다시 올림픽에 도전하는 우상혁의 경기 중계를 최대한 '온전히' 보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짙다.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화면 캡처
KBS 2TV 화면 캡처
KBS 2TV 화면 캡처

▶하지만 높이뛰기가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으로 여겨지고 양궁·펜싱 같은 '메달밭'도 아닌 만큼, 우상혁 출전 경기 중계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2023년 10월 4일 저녁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계를 하던 여러 방송사들이 우려를 현실로 만든 바 있다.

그날 오후 8시부터 우상혁이 출전한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이 진행됐는데, 이를 중계하던 방송사들이 돌연 오후 9시부터 시작한 올림픽 남자축구 4강 대한민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중계로 전환한 것.

하필 우상혁이 중간 성적 1위를 유지하며 우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던 데다 동료 선수인 최진우도 경기에 임하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방송사들이 일제히 중계를 끊었던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의 불만이 네이버 등 포털의 응원 페이지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로 쏟아졌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았다. '방송사끼리 서로 겹치지 않게 중계 분담을 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우상혁의 경기를 볼 수 있는 온라인 중계 웹사이트를 찾아 공유하기도 했는데, TV 리모콘 조작엔 익숙하지만 PC나 스마트폰 활용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노년층들은 이같은 방법을 잘 몰라 당황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런 상황을 감지한듯 당시 중계를 맡았던 방송사들은 이후 축구 중계 화면 구석에 작은 화면으로 남자 높이뛰기 중계를 띄우는 등 '미니 중계'를 하거나, 우리나라 선수들의 시도시 축구 중계에서 남자 높이뛰기 중계로 화면을 전환하는 '이원 중계'를 하기도 했다. 축구 중계 종료 후 '지연 중계' 사례도 있었다.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경기가 끝난 뒤 태극기를 펼쳐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경기가 끝난 뒤 태극기를 펼쳐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금메달을 딴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금메달을 딴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려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나오고 있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 경기와 같은 시간대에

▷탁구 남자 단체 준준결승 대한민국(임종훈, 조대성, 장우진 출전) 대 중국의 경기

▷태권도 남자 58kg급 16강 대한민국 박태준 대 베네수엘라 요한드리 그라나도의 경기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볼더링 & 리드 결합 준결승(이도현 출전) 경기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준결승(우하람, 이재경 출전) 경기

등이 함께 진행되기 때문이다.

'높이뛰기' '탁구' '태권도' '스포츠클라이밍' '다이빙'이라는 종목의 인지도 차이, '예선' '준준결승' '16강' '준결승' 등 토너먼트 단계의 차이 등이 중계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칠지 눈길이 향한다.

또한 각 방송사가 서로 다른 중계 패턴을 보일 경우 상대적으로 '팬덤'이 있는 우상혁 경기 중계로 채널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그러면서도 특정 종목 중계에 치중할 경우 다른 종목들의 중계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채널을 가진 MBC와 SBS, 2개 채널(1TV, 2TV)을 가진 KBS가 어떤 묘안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킬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예선은 7일 오후 5시 5분부터, 결승(결선)은 나흘 뒤인 11일 오전 2시부터 진행된다. 예선 출전 선수 31명 가운데 12위까지 결선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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