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포츠팬들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맹활약한 중인 한국 선수들에게 매료되고 있다. 한국 선수들 특유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열정, 손에 땀을 지는 명승부를 펼치는 모습, 스포츠 정신에 충실한 매너와 태도 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메달 색이 결정되는 22발째의 순간. 김예지는 10.4 이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10.5를 쏘면서 당시 2위를 달리던 인도의 마누 바케르를 제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예지는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월드컵 여자 25m 권총에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할 때의 사진이 SNS를 통해 세계 누리꾼들 사이에 공유되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SNS를 통해 김예지에 대해 "액션 영화에 캐스팅 돼야 한다. 연기할 필요조차 없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을 획득한 대구 출신의 사격 대표팀 반효진은 지난달 29일 사격 10m 공기소총 여자 결선에서 중국의 황위팅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0.1점차로 승리했다. 한국 양궁의 대들보 김우진 역시 지난 4일 미국 브레이디 엘리슨과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고 3관왕을 달성했다. 당시 승부를 가른 것은 겨우 4.9㎜ 차이였다. 끝까지 집중력을 보인 한국 선수들의 저력을 여지없이 보여준 장면들이다.
펜싱과 유도 등에선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뉴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의 오상욱은 지난달 28일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인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가 넘어지자 곧바로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우는 매너를 보여주며 화제가 됐다.
이어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전에서도 한국 선수의 품격과 존중의 모습이 여실히 나타났다. 준결승전에서 펜싱 종주국 프랑스 대표팀이 심판의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제스처로 논란이 된 데 반해 한국 대표팀 맏형 구본길은 경기 내내 심판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거나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때도 보호구를 벗고 공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스포츠팬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유도 혼성 단체전 패자부활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3대 3으로 비겨 마지막 룰렛까지 간 안바울도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며 승리해 눈길을 끌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 정신을 다시금 일깨워준 것이다. 안바울은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고 "(룰렛이 돌아갈 때) 제가 걸리면 무조건 이겨야겠다. 그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의 재치 넘치는 답변도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김우진은 3관왕에 오른 후 인터뷰에서 "오늘 딴 메달도 이제는 과거다. 오늘까지는 즐기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과거가 되기 때문에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또다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유도 최중량급에서 은메달을 딴 김민종은 "하늘을 완전히 감동시키지 못한 것같다. 다음 올림픽에는 더 감동시켜서 꼭 정상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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