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화급 다투는 지역 현안 관련 법률안,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여야 정책위의장이 7일 국회에서 첫 정책위의장 회담을 열고 견해차가 크지 않은 민생 법안 신속 처리에 합의했다. 민생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들끓는 여론에 반응한 모양새다. 정쟁으로 방치돼 있던 주요 민생 법안 처리에 의견을 모은 것은 다행스럽다. 다만 22대 국회 들어서도 뒷전에 밀려 있는 지역 현안 관련 법안 방치도 놔두고 볼 일이 아니다. 탄핵 남발과 소모적 청문회 등 여야의 극한 대립 탓에 지역 투자 활성화와 원자력 발전, 반도체 산업 등을 지원하는 법률안들이 제대로 심사되지 못했다.

민생 법안이 정책위의장 회담에서 물꼬가 트일 수 있었던 것은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태세 전환 덕분이다. 사실상 입법권을 틀어쥐고 있는 민주당의 일방적 의회 독재가 민생 법안 처리 지체(遲滯) 등 국회 공전(空轉)의 가장 큰 원인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몰아붙이니 '일방적 법안 통과→대통령 거부권 행사→국회 재표결→폐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률안만 15개다.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지역 현안 관련 법안 통과 역시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다. 지역 산업·경제계의 숙원을 풀어줄 법안들은 21대 국회 때부터 차례만 기다렸다. 포항, 구미, 안동, 상주 등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곳을 지원하는 '지역균형투자 촉진 특별법'이나 영덕, 울진, 경주 등 원전과 중·저준위 방폐장 처리와 관련 있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은 화급을 다투는 법안이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은 미래 세대에 폭탄 돌리기 식으로 떠넘길 게 아니다. 사용 후 핵연료는 임시 저장고에 보관돼 있다. 조사 계획 수립과 부지 선정에만 10년 넘게 걸리고 실증 연구와 건설에 각각 10년 이상 걸린다.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와 직결되는 중요 법안들이 민주당이 유발한 정쟁 탓에 본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정쟁의 무기가 아닌 국민의 평안과 후생(厚生)을 위해 입법 권한을 활용하기를 다시 한번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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