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암살을 기도한 흉탄에 고(故) 육영수(1925~1974) 여사가 서거한 지 50주년 되는 해다.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뮤지컬 제작사 '컴퍼니A'는 13년 퍼스트레이디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뮤지컬 '육영수, 그 시절의 아카시아'를 9일부터 11일까지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언론인이자 MBC 사장을 지낸 김재철 컴퍼니A 대표를 만나 이번 뮤지컬의 제작 배경과 내용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육영수 여사 서거 50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육영수, 그 시절의 아카시아'의 전국 투어 공연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6월 서울 스카이아트홀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서울 등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구는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3일 간 공연을 하는데 9일은 영남대 개교 77주년 기념 공연으로 꾸며진다. 10일, 11일 양일 간 대구경북 많은 시도민들이 관람해주시면 좋겠다. 이 공연 후 10월에는 부산 공연이 계획돼 있고 11월 초에는 다시 서울로 와서 서울예고 도암아트홀에서 공연을 한다. 내년은 육 여사 탄생 100주기인데 오사카 쓰루하시와 미국 LA에서 교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 달라.
▶뮤지컬 '육영수, 그 시절의 아카시아'는 1950년 대구 계산성당에서의 결혼식으로 시작해 박정희 시대를 관통하며 내조 만큼이나 사회 그늘진 곳과 약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육 여사의 삶을 조명한다. 특히 청와대의 야당으로 불릴 만큼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육 여사의 강직함과 한센병 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헌신적인 배려와 사랑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울러 1961년 5·16 군사혁명과 한강의 기적을 이끈 경제발전 과정도 중요한 줄거리로 다뤄진다.
-7월에는 이 뮤지컬을 영화로도 편집해 선보였는데 흥행 성적은 썩 좋지 못한 것으로 안다.
▶뮤지컬 실황을 카메라 9대로 사흘 간 촬영하고 편집해 선보인 것이다. 영화는 뮤지컬과 달리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란 제목으로 7월 10일부터 2주 간 상영했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셈인데 결국 영화 흥행이란 게 홍보비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작품은 뮤지컬도 4~5억 선, 영화도 3~4억 선에서 제작한 저예산 작품이다 보니 상영관을 잡고 관객에 홍보하는 부분도 많이 미진했다. 그나마 메가박스에서 영화에 조금 투자를 해줘서 다행이었다. 영화는 광복절인 8월 15일과 추석 무렵 재개봉한다. 현재 단체관람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번 뮤지컬에 앞서 2021년 '뮤지컬 박정희'도 제작해 선보이지 않았나.
▶이 뮤지컬은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대국 내용이 주다. 박 대통령은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을 잘 살게 만들기 위해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구미 전자산업 공단, 여수 화학공단 등을 만들었다. 삼성 이병철 회장과 현대 정주영 회장,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 등도 그의 꿈에 동참했다.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박정희, 그리고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다.
-뮤지컬 '육영수, 그 시절의 아카시아' 중 김 대표가 특히 좋아하는 대사 또는 대목이 있다면.
▶뮤지컬 대본과 작사를 직접 한다. 이번 뮤지컬 가사를 구상하기 위해 국립묘지를 서너 번 찾았는데 이슬비가 내리던 어느 날 언뜻 떠오른 장면이 있었다. 기록을 보면 박 대통령이 육 여사 돌아가시고 새벽에 혼자 국립묘지를 자주 찾았다는 내용이 있다. 이 상황을 육 여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자리를 찾는 당신 모습에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그만 찾아오고 그 시간을 국민을 위해 써 달라"고 박 대통령에게 말했을 것 같더라. 그렇게 나온 뮤지컬 넘버가 '님이여 오지 말아요'다. 내가 이번 뮤지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콘텐츠에 특히 애정을 갖는 이유는 뭔가.
▶내가 고려대 역사학과 출신이라 역사와 영웅을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뮤지컬 9편을 제작했는데 다 이순신과 선덕여왕, 문무대왕, 김유신 등 역사적 인물에 관한 작품이다. 이 중 이순신과 그 어머니 얘기를 담은 뮤지컬 '이순신의 바다'는 전국적 공연이 130회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그 연장선에서 현대의 영웅은 누가 있을까 생각했고 답은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였다.
-앞으로 두 분을 콘텐츠로 한 또 다른 작품 제작 계획이 있나.
▶최근 빈민을 돕는데 주로 쓴 육영수 여사의 특활비가 공개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육 여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계획은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다룬 두 뮤지컬 '육영수, 그 시절의 아카시아'와 '뮤지컬 박정희'를 더 업그레이드해 선보이는 것이다.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려면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린다. 다듬고 또 다듬어 좋은 작품을 국민들께 선보이겠다.
-MBC 사장 퇴임 후 정치인으로서의 행보, 그리고 지금은 뮤지컬 제작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김 대표 개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앞으로 오로지 우리나라 역사 속 영웅들을 다룬 뮤지컬 제작에 전념할 것이다. 이 일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적으로도, 역사 재평가에도 도움이 되는 작품을 책임감을 갖고 만들겠다.
-대구경북 독자들에게 한마디.
▶외국에 나가면 선진국이던 후진국이던 다 박 대통령을 존경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박정희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 등 대구경북은 박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그리고 대구경북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주축이기도 하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그리고 박정희 정신을 이어가는 일에 대구경북이 앞장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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