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잦은 ‘빙하 홍수’ 알래스카도 기후변화 직격탄

알래스카 주도 주노에서 빙하 홍수 1년만에 다시 피해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 작은 호수 만들어

알래스카 주도 주노에서 빙하 홍수로 인해 잦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래스카 주도 주노에서 빙하 홍수로 인해 잦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변화(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장 심각한 현상은 북극 쪽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점이다. 적도 인근 일부 섬나라들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도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1년여 만에 또한번 홍수가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알래스카 주도(州都)인 주노에서 빙하에서 홍수가 발생, 주택 최소 100채가 물에 잠겼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상황이 악화할 경우 대피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멘덴홀 빙하에서 흘러내린 물로 멘덴홀 호수의 수위는 이날 오전 3시 15분 기준 약 4.9m에 달했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8월보다 0.3m가량 높다.

주노는 1년 전에도 물난리를 겪었던 곳이다. 당시 당국이 지하 터널, 강둑 장벽 등의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다. 당장 막대한 돈이 들어가지만, 알래스카에 또 홍수가 언제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룬 것이다.

하지만 1년만에 홍수는 다시 도시를 덮쳤고 더 광범위한 피해를 냈다. 올해 홍수는 멘델홀 밸리까지 더 멀리 퍼졌고, 일부 거리에선 한때 0.9∼1.2m 높이로 물이 차올랐다고 로버트 바 부시장은 밝혔다. 시에서 마련한 비상대피소에서 주민 약 40명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멘델홀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은 모여 '수어사이드 베이신'(Suicide Basin)이라는 작은 호수를 만들었다. 이 호수는 겨울철 얼어붙었다가 여름에는 녹으면서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게 되는데,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제방이 무너지면서 하류 마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11년부터 규칙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구 기온 상승으로 알래스카를 포함한 북극 지역의 빙하가 녹으면서 인근 지역에 홍수가 발생하는 것이다. WP는 2011년 이후 수어사이드 베이신에서 30회 이상 급류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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