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의 보복공격 초읽기, 헤즈볼라 “먼저 치겠다”

이스라엘은 주요 시설에 삼엄한 경계령, 주민들엔 "보호구역 머물러라"
일부에선 유대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 12, 13일 꼽기도
이란서는 공습시 비상 계획 등 아무 지침 없어…시민들 '불안·혼란' 토로

이란 테헤란 거리에 설치된 탄도 미사일 관련 선전물. 연합뉴스
이란 테헤란 거리에 설치된 탄도 미사일 관련 선전물. 연합뉴스

"일주일 안에 이란이 언제 전격적인 보복 공격을 시작할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예고로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당국은 물론 국민들도 팽팽한 긴장감 속에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는 이란의 대대적 보복 공격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이란은 분명히 거부의사를 밝히고 조만간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공격을 방어하고 대응에 나설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 대한 실시간 문자 메시지 전송 등 전 국가적인 공습경보 시스템도 확대했다.

◆유대교 명절인 12, 13일 D-day로 예측하기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하마스(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단체) 최고 지도자 암살 이후 이란이 보복을 다짐한 가운데, 지난 5~6일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와 달리 이란은 아직 공격을 개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보복 날짜(D-day)로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 기간을 꼽고 있다.

티샤 베아브는 기원전 6세기 예루살렘 성전이 신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파괴된 것을 애도하는 유대교 명절로 올해는 이달 12일과 13일이다. 이 예상이 맞다면, 앞으로 5일 이내에는 이란의 공격이 개시되는 셈이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하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으며, 이란 측에 중동의 상황이 더 불안정해질 경우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TV로 중계되는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연설. 연합뉴스
TV로 중계되는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연설. 연합뉴스

◆헤즈볼라 "이란과 별개로 먼저 치겠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란에 앞서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저항의 축' 일원인 헤즈볼라가 며칠 내로 이스라엘을 타격하기로 하고, 이란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란은 하니예 암살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를 여전히 고심 중이라는 게 다수 관리들의 전언이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 문제를 두고 이란과 일정 및 방식을 조정하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일부 관리들에 따르면 양측간에 대이스라엘 공습에 대해 전혀 조율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헤즈볼라는 하니예 암살과 상관 없이 지난달 30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의 죽음을 부른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에 대한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이스라엘 "우리는 방어와 공격 다 준비돼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과 이슬람 무장정파들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할 것을 당부하면서 "우리는 방어와 공격 모두 준비돼 있다. 우리는 적들을 공격하고 우리 자신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다수 이스라엘 지역 당국은 주민들에게 비필수 활동을 줄이고 보호 구역 근처에 머물며 대규모 모임은 피할 것을 권고하면서 방공호와 물 공급을 확인하고 있다.

구급 당국과 각 지역 병원도 지하 시설에 혈액을 비축하고 공장들은 위험 물질을 치우며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 지역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헤즈볼라와의 충돌도 격화하면서, 이미 수만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또,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이 이스라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 등 보다 깊숙한 곳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대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 당국은 연료와 에너지 공급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대규모 현금 인출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다.

반면, 이란인들은 만약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이 커질 경우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당국의 지침이 없어 불안하고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란 정부는 자국의 보복 공격에 이스라엘이 맞대응할 경우 시민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어떤 지침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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